여야, 황희 일가족 '수상한' 생활 자금 집중 추궁
납작 엎드린 황희 "일할 기회 달라…열심히 뛸 것"
9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른바 '황희가 사는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황 후보자는 2019년 일가족 한 달 생활비로 약 60만 원을 지출했다. 전국 평균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면서 최근까지 은행 계좌를 46개 개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딸을 연 4000만 원이 넘게 드는 외국인 학교에 보내고, 20대 국회 때는 병가를 내고 국회 본회의에 불참한 뒤 가족여행을 다녀온 사실도 확인됐다. 여행에는 일반 여권이 아닌 관용 여권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이같은 수상한 생활 자금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뤄졌다. 황 후보자는 '일가족 한 달 생활비로 60만 원을 지출하는 게 가능하냐'는 주장에 대해 "저는 60만 원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 따져보면 한 달에 300만 원 정도"라며 "제 생활비 중 집세, 보험료, 학비 빼고 그냥 카드 쓴 것 중에 잡힌 것이 720만 원이 되는데 그걸 12로 나눠서 나온 금액이 60만 원"이라고 밝혔다. 가족 명의 계좌가 46개에 달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부분 소액 계좌"라며 "천원 이천원 있어도 새로 발급하고, 복잡하면 정리하고 그런다. 지금도 계좌가 몇 개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에서조차 납득하기 어렵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월 생활비 60만 원을 쓰면서 계좌는 46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나 '나쁜 놈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답변을 들어보니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후보자가 계좌 관리를 잘 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황 후보자가 본회의 불참 뒤 가족여행을 다녀온 사실과 관련해 "여행 좋아하시나 보다. 그렇다고 해도 본회의 불참은 안 될 것"이라며 "국민께 사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자는 "가족 여행을 나갔을 때는 본회의가 없었는데 갑자기 잡혔다"며 "결과적으로 부적절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수자원공사 입법 청탁 의혹도 제기됐다. 황 후보자가 2018년 국토위원으로 있을 당시 피감기관인 수자원공사가 수익 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냈는데, 이후 공사 간부가 황 후보자에게 고액의 후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후보자는 "그 간부가 누구인지 모른다. 저는 기본적으로 후원금을 납부한 분에게 전화나 문자를 하지 않는다"며 대가성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계좌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쨌든 치밀하게 했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사 논문과 관련해서도 의혹이 불거졌다. 2017년 황 후보자의 지도교수는 국토위 의뢰를 받아 스마트시티 관련 용역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얼마 뒤 황 후보자가 용역 보고서의 상당 부분을 번역해 박사 논문에 실었다는 내용이다. 당시 황 후보자는 국토위원이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 돈으로 논문을 산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후보자는 "용역을 줬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다"며 "상임위원장이 결정하기 때문에 개별 위원은 어느 분에게 용역이 갔는지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논문의 상당 부분이 유사하다는 지적에는 "스마트시티 개념이 생소해 참고자료들이 비슷하다"며 "핵심적인 부분은 표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고 납작 엎드렸다. 그는 "저에 대해 여러가지 우려가 많고 기사도 많이 쏟아졌다"며 "현장과 더 깊이 소통하고 최고의 전문가인 여야 의원들과 자주 소통하며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과 코로나 극복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 분야 관련 종사자들은 코로나 고통이 더욱 극심하다"며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장관으로 임명되면 최선을 다해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