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32개 단체 “온라인 마권발매 유일한 해법” 법안 처리 촉구
"사행심 조장 관리문제가 관건, 국민적 공감대 형성 필요"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을 둘러싼 공론화가 다시 본격화 되고 있다.
그동안 간간이 한국마사회를 비롯한 관련단체에서 온라인 경마의 필요성을 제기한데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경마산업의 어려움이 촉발되면서 관련 법안 발의와 논의가 활발해진 것이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등 32개 말산업 단체는 지난 6일 ‘온라인 발매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호소문’까지 내면서 온라인 마권발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말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온라인 발매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현재 상정된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 줄 것을 주문했다.
관련 법안은 2019년 11월 말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 등 국회의원 19인이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해 국민의견을 청취한 결과 찬성이 63%로 반대의견 보다 많았지만 법안 통과에는 실패했다.
당시 정부는 구매상한선 제한 등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검토할 수 있는 시점이라면서도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어 21대 국회에서 지난해 8월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온라인 마권 발행을 허용하는 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를 비롯해 4건의 발의돼 있으며, 이 중 3건의 발의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심사 단계를 밟는 중이다.
법률안은 상임위 심사를 통과해도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심의·의결돼야 효력을 발휘한다.
온라인 발매가 허용되면 화상 경기중계를 보며 투표권을 구매할 수 있는 장외발매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 베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전국마필관리사 노동조합·한국마사회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마 중단으로 말산업 전체 약 7조600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됐으며, 그간 자체 재원을 투입해 말산업을 지탱해왔던 마사회 역시 지난해 4500억원의 적자로 유보금이 고갈됨에 따라 말산업 종사자들도 파산위기에 직면해 있다.
또 마사회가 매년 출연하던 1000억원 가량의 축산발전기금이 증발되고, 1조원의 세수도 감소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온라인 마권 발매가 경마의 건전성 강화, 불법경마 폐해 차단, 장외발매소 갈등 해소 등 정책적인 효용성을 갖고 있어 이미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다”고 주장했고, 김낙순 마사회장도 “다양한 우려에 대한 대책을 보완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온라인 마권 발매의 시급성을 거듭 표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구조조정에 준하는 비상경영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로 경마산업 기반 자체가 붕괴될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면서 “경마 매출하락과 불법도박 성행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렵고 코로나19 여파로 마사회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마권 판매 등 수입이 줄다보니 운영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불어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마사회는 명예퇴직·희망퇴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고 30% 대 비용예산을 일괄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온라인 마권 발매 등 언택트형 사업 확대를 대안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마권 발매에 맞서는 반대여론도 만만치는 않다. 경마산업 측면에서의 반대는 아니지만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정부도 사행성 문제 관리와 국민 설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