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8.6조 매도 공세속 빅히트 SK 집중 매수 공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시총상위주 '사자'
연기금이 올해 들어 8조6400억원을 팔아치우면서도 가장 많이 사들인 빅히트 주식에서는 높은 수익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기금이 베팅한 종목은 급등세를 보이면서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들어(1월 4일~2월 2일) 8조6388억원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빅히트가 1062억원으로 가장 많고 SK(791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685억원), 고려아연(503억원), 키움증권(473억원), LG디스플레이(395억원), 두산퓨얼셀(308억원) 순이다.
연기금은 장기투자 성격을 띠고 있고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일정 비율이 정해져있는데 코스피가 3000선에 진입한 이후에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을 내놓고 있다.
연기금이 이 기간동안 가장 많이 사들인 빅히트의 평균가 대비율은 25.55%에 달한다.
빅히트는 2일 전장대비 1만5000원(6.90%) 상승한 23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빅히트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여부에 관심을 모으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오는 10일(한국시간)에 MSCI 분기 리뷰가 공개되는데 빅히트가 이번 지수 편입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CI는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 편입 종목을 선정하는데 최근 빅히트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빅히트는 지난해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주가 부진이 이어졌지만 최근 YG, 네이버 등과 협업한다는 소식에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빅히트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네이버가 자신들의 자회사 비엔엑스(beNX)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3548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에 6%대 상승 마감했고 이달들어 이틀간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구주 인수물량 전량이 특수관계인 물량일 경우, 특수관계인의 비엔엑스 지분율은 8.8%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남는 지분도 빅히트로 넘기게 될 경우 빅히트의 일감몰아주기 이슈와 관련한 시장 일각의 우려는 완전히 소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히트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SK 주가도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점화되면서 높은 가치를 염두해 연기금이 대거 매입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반면 연기금은 올초 이후 순매도 상위 목록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LG화학, SK하이닉스, 삼성SDI 등 대형주들을 집중 매도했다. 삼성전자를 2조7525억1900만원을 팔았다. 삼성전자 이후엔 현대차(5713억원), LG화학(9639억원), SK하이닉스(4242억원), 삼성SDI(3712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주로 판 대형주는 올 초 이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동안 삼성전자는 -2.44%, 현대차(-1.96%), LG화학(0.12%), SK하이닉스(-0.16%) 등 부진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장에서 대형주를 대거 판 배경은 기준 보유비율을 위한 포트폴리오 자산 재분배 영향으로 물량을 매도해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형주 중심의 차익실현 매도 물량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기금의 매도 물량이 커진 것도 시총 상위주 위주로 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