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했던 합당 등 논의 '시들'…내부 경선부터
김종인 '격노', 오세훈·나경원 출마에 기류 변화
"돌파하려면 安이 구체적 제안 내놓아야"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경선판을 키운 국민의힘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영입에 대한 태도가 시들해지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그간 안 대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입당 또는 합당의 논의를 해온 것과 달리 내부 경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4일 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대표) 본인에게도 분명히 물어봤다. 단일화는 3월 초에나 가서 얘기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에 들어와서 하는 둘 중에 한 가지 밖에 없으니까 결심하면 얘기하라고 했다"며 "(입당은 하지 않겠다니) 그 이후에는 얘기할 게 없다"고 밝혔다.
안 대표가 그동안의 입당 제안을 거절한 만큼,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치러지는 3월 초까지는 별다른 단일화 절차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셈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안 대표와의 단일화보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이 우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만 자꾸 얘기하는 것은 너무 정치공학적"이라며 "국민들이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다 있으시기 때문에 (단일화는) 국민들께서 마지막에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주는 안철수를 중심으로 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도무이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지 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능력이 없어 지역구 후보를 못 내고 비례정당을 지향하더니 이제와서는 양보를 했다고 하니!"라며 "지역구 후보를 안 낸 다른 소수정다오 모두 양보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지난해 총선에서도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양보했는데 또 양보를 하라고 한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제게 더 양보하고, 더 물러서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지 원장은 "예전 민주당 시절에는 그렇게 보수에게 나라 못 맡긴다고 독기 서리게 발언하시더만 지금은 거꾸로"라며 "이 기적의 논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느냐)"고 덧붙였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오세훈 전 시장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마를 결심한 데다, 김 위원장이 "콩가루 집안이냐"며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일축하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시했던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역시 전날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통합이라는 이야기는 했지만, 당 대 당이나 전당대회 이런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며 '당 대 당 통합론'을 부인하고 안 대표의 입당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야권의 승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단일화는 '기호 4번 단일화(국민의당)'가 아닌 '기호 2번 단일화(국민의힘)"라며 "안 대표는 흡사 본인이 중도지지층을 독점하는 양 말하는 데 천만, 만만의 말씀으로 그 중도층의 1차 귀착점은 국민의힘이다. 이곳이 바로 제1야당이고 수권정당의 터"라고 강조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를 제외한 채로 국민의힘 경선 과정이 시작되면서 안 대표의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쥘 한 번의 기회를 놓친 셈"이라며 "이대로 3월 초까지 이어지게 되면 조직력이 부족한 안 대표는 계속해서 불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안 대표의 선택지가 입당 아니면 3월 초 단일화로 좁혀진 만큼, 이를 돌파하려면 안 대표가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