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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시'로 전략 바꾼 국민의힘, 安 '입당' 안 하면 당분간 '마이웨이'


입력 2021.01.14 14:15 수정 2021.01.14 14:39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활발했던 합당 등 논의 '시들'…내부 경선부터

김종인 '격노', 오세훈·나경원 출마에 기류 변화

"돌파하려면 安이 구체적 제안 내놓아야"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경선판을 키운 국민의힘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영입에 대한 태도가 시들해지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그간 안 대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입당 또는 합당의 논의를 해온 것과 달리 내부 경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4일 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대표) 본인에게도 분명히 물어봤다. 단일화는 3월 초에나 가서 얘기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에 들어와서 하는 둘 중에 한 가지 밖에 없으니까 결심하면 얘기하라고 했다"며 "(입당은 하지 않겠다니) 그 이후에는 얘기할 게 없다"고 밝혔다.


안 대표가 그동안의 입당 제안을 거절한 만큼,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치러지는 3월 초까지는 별다른 단일화 절차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셈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안 대표와의 단일화보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이 우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만 자꾸 얘기하는 것은 너무 정치공학적"이라며 "국민들이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다 있으시기 때문에 (단일화는) 국민들께서 마지막에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주는 안철수를 중심으로 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도무이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지 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능력이 없어 지역구 후보를 못 내고 비례정당을 지향하더니 이제와서는 양보를 했다고 하니!"라며 "지역구 후보를 안 낸 다른 소수정다오 모두 양보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지난해 총선에서도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양보했는데 또 양보를 하라고 한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제게 더 양보하고, 더 물러서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지 원장은 "예전 민주당 시절에는 그렇게 보수에게 나라 못 맡긴다고 독기 서리게 발언하시더만 지금은 거꾸로"라며 "이 기적의 논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느냐)"고 덧붙였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오세훈 전 시장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마를 결심한 데다, 김 위원장이 "콩가루 집안이냐"며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일축하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시했던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역시 전날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통합이라는 이야기는 했지만, 당 대 당이나 전당대회 이런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며 '당 대 당 통합론'을 부인하고 안 대표의 입당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야권의 승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단일화는 '기호 4번 단일화(국민의당)'가 아닌 '기호 2번 단일화(국민의힘)"라며 "안 대표는 흡사 본인이 중도지지층을 독점하는 양 말하는 데 천만, 만만의 말씀으로 그 중도층의 1차 귀착점은 국민의힘이다. 이곳이 바로 제1야당이고 수권정당의 터"라고 강조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를 제외한 채로 국민의힘 경선 과정이 시작되면서 안 대표의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쥘 한 번의 기회를 놓친 셈"이라며 "이대로 3월 초까지 이어지게 되면 조직력이 부족한 안 대표는 계속해서 불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안 대표의 선택지가 입당 아니면 3월 초 단일화로 좁혀진 만큼, 이를 돌파하려면 안 대표가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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