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방역 후 소비진작' 당 분위기에 일침
"보편지원하면 돈 쓰러 다닌다? 국민 폄하"
'선 방역' 강조한 김종민 등 겨냥한 발언 해석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너무 무시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지금은 재난지원금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정면 비판했다.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당정협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이 지사는 "여러분 같으면 20~30만원 지급됐다고 방역지침을 어겨가며 돈을 쓰러 다니고 하겠느냐"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지금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려야 하는데 안 올리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 국민께 보편적인 지원을 하면 그 돈을 쓰러 철부지처럼 몰려다닐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인당 20~30만원 지급됐다고 국민들이 방역지침을 어겨가며 돈을 쓰겠느냐. 이건 국민들을 폄하하는 표현에 가깝다"며 "국민을 존중한다면 그런 생각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는 '방역이 우선'이고 지금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논할 시기가 아니라는 당내 의견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경기진작 차원에서 재난지원금을 논의할 수 있지만, 하더라도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든 이후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날 김종민 최고위원은 당 공식회의 모두발언에서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 소비 진작을 위해 지자체별 재난지원금을 모든 주민에 일괄 지급할 계획을 세웠다"며 "전국민 지원을 통한 경제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어떤 조치도 방역태세를 흩트려서는 안 된다"고 이 지사를 비판한 바 있다.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도 김 최고위원은 "단순히 돈 10~20만원 나눠주는 게 아니라 중요한 것은 정부나 지자체가 국민께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이게 코로나 확산에 미친 영향이나 연관성이 우리 생각 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민 소비진작에 대한 재난지원이 필요하다는 건 합의가 있다. 그런데 방역에 성공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방역성공에 미리 샴페인을 터뜨려서 지난번 11월 달처럼 3차 팬데믹 같은 사태고 오면 안 된다. 그런 전제 위에서 소비진작을 위한 전국민 재난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거듭 이 지사와 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