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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미 푼다지만…부족한 생산량에 쌀값 고공행진


입력 2021.01.11 14:53 수정 2021.01.11 14:53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설명절 수요에 소비자 쌀값 더 오를 듯

농민 요구·국민 비판 사이 정부 당국 난감

정부, 시장 모니터링·공급관리 강조

지난해 장마와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52년 만에 생산량 최저치를 기록한 쌀값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0.5% 올랐으나 국민 식생활에 필수적인 농·축·수산물은 9.7%나 껑충 뛰었다. 농산물은 6.4%, 축산물은 7.3%, 수산물은 6.4% 각각 오른 가운데 특히 국민의 주식인 쌀값이 11.5%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의하면 지난 7일 기준 쌀(20㎏) 평균 도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오른 5만6240원이다. 평년과 비교해서는 37%가 오른 셈이다.


2020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이 진행 중인 5일 오전 전라북도 임실군 성수면 농협창고에서 검사원들이 매입할 쌀들을 검사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앞서 지난 5일 쌀 수급 안정을 위해 1∼2월 중 정부양곡 18만 톤을 공급한다고 밝히고 산물벼 인수·인도와 2차례 공매를 통해 시장에 풀겠다고 결정했다.


2020년산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6.4%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우선 지난해 수확기 산물벼로 매입한 공공비축미 8만톤을 11일 부터 푼다고 설명했다.


이어 2월 설 명절 떡쌀 수요 등을 고려해 이달 중 2018년산 4만 톤과 설 이후 2019년산 6만 톤을 차례로 공급키로 했다.


박수진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시중에 부족한 쌀 물량을 제때 공급하고 앞으로 전체적인 정부양곡 공급 일정을 제시함으로써 산지유통업체 등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농민단체와 쌀생산자협회 등에서는 정부의 조기 양곡방출 결정에 쌀값 하락을 우려해 “수확기가 끝나는 2월 설 이후 5만 톤 이내에서 방출할 것”을 요구한 상황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쌀생산자협회는 공동성명서를 내고 “어떤 상황에서도 1월 방출은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방출 이유가 있다면 그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며 “상징적인 양이라도 시장에서는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고, 그 혼란은 가격하락을 부추겨 어려운 시기 농민들의 조곡을 사준 농협 등에게만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의 우려와는 달리 햅쌀의 시장 가격은 예상치보다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고 이대로라면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설 명절에는 공급이 더욱 부족해지면서 쌀값의 고공행진은 불 보듯 뻔히 예견된다.


정부가 비축미 공급에 나섰지만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근 소비자를 대표하는 한국 YWCA연합회는 쌀 가격 안정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농가소득 보전에는 막대한 세금을 지출하면서 쌀값은 매년 인상돼 소비자에게 이중의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도 정부를 비판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계소득이 어려워진 가운데 쌀값까지 오르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고, 기상악화로 인한 생산저조에 수익이 떨어진 농가에서는 모처럼 오른 쌀값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정부 당국도 고민에 빠졌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산지 쌀값을 살피겠다”면서 우선 선제적으로 계획한 공공비축미 공급을 통해 수급 안정을 꾀하는 등 1차 계획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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