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
피해 아동, 인근 주민 증언 잇따라
3세 여아가 한파 속 거리에서 굶주린 채 떠돌다 행인에게 발견 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친모 A씨를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A씨의 딸 B양은 전날 오후 5시 40분께 집 근처에서 내복 차림으로 행인에게 발견됐다. B양은 배가 고픈 듯 "도와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아이의 옷은 대소변이 묻어있었다.
아이가 밖에서 발견된 날은 서울은 최저기온이 영하 18.6도로 1986년 1월 5일에 영하 19.2도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나타낸 날이었다.
조사 결과 어머니 A씨가 아침에 출근한 뒤 9시간가량 혼자 있던 B양은 잠시 집 바깥으로 나왔다가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집 내부 청소가 안 됐던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했다. 친모는 늦은 귀가를 인정하면서도 아동학대는 오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양은 친척집으로 분리 조치했다"며 "집 안에 먹을 것이 있었는지 등 자세한 경위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늦은 시간에 B양이 집 밖에서 울고 있었다는 인근 주민의 진술이 있던 점을 고려해 경찰은 신고자·목격자 등을 상대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