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점거 '책임론' 의식한 듯
"위법자들 대가 치를 것"
불복 운동 '정당성' 거듭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공개적으로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대선을 치른 지 65일 만이다.
전날 개최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대선 결과가 최종 승인돼 결과를 뒤집을 수 없게 된 영향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게시한 트위터 영상 메시지에서 "이제 의회가 그(대선) 결과를 승인했고 새로운 행정부는 1월 20일에 출범할 것"이라며 "이제 나는 부드럽고 질서정연하고 원활한 정권교체를 보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발생한 초유의 의회 점거 사태와 관련해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이다. 정치권과 언론은 물론 재계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민주당에서 불붙은 탄핵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까지 번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13일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합동회의가 열리기 전 워싱턴DC에 모인 시위대를 직접 찾아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대선 불복 의지를 밝힌 이후, 일부 시위대가 의회를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실탄이 사용됐고 4명이 숨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의회 점거를 '반란'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철수 지시'를 내릴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점거 사건이 발생한 지 2시간여 뒤에 시위대의 귀가를 주문하는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사실상 "의회 점거를 조장·방관했다"는 지적을 받은 이유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승복 영상' 첫머리에 의회 점거 사태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해당 영상에서 "먼저 미국 국회의사당에 대한 극악한 공격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며 "모든 미국인들처럼 나도 폭력, 무법, 대혼란에 대해 격분했다. 나는 즉시 국가 경비대와 연방 법 경찰을 배치해 의사당을 구하고 침입자를 추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파괴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지 않는다. 법을 어긴 자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선거 불복 운동이 정당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선거운동은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인 수단들을 강력하게 추구해왔다"며 "나의 유일한 목표는 투표의 완전성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나는 미국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싸웠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여러분의 대통령으로서 일하는 것은 나의 일생과 나의 모든 훌륭한 지지자들에게 영광이었다"며 "실망했겠지만 우리의 놀라운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퇴임 이후에도 '정치적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