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치료목적 승인
셀트리론 항체치료제 이어 혈장치료제 임상 2상 중간결과 발표 임박
의료현장에서 수요가 많은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GC5131'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가장 빠르게 진도를 빼고 있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에 이어 GC녹십자의 임상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갖춘 항체를 분획해 만드는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하고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항체치료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지 얼마 안 된 경증 환자에 투여해야 효과가 좋다면, 혈장치료제는 중증 환자 대상으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엔 코로나19로 확진된 70대 남성이 칠곡 경북대학교병원에서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완치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 환자는 의료진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해 처방한 사례다.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는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되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해당 환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스테로이드 제제 덱사메타손 등을 처방받았으나 차도가 없어 의료진이 녹십자의 혈장치료제 투여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약 20일 동안 혈장치료제 투여 등의 치료를 거쳐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됐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지난해 10월 칠곡 경북대학교병원을 시작으로 의료현장에서의 치료목적 사용 신청과 승인이 잇따르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3건), 순천향대학교부천병원(4건), 아주대학교병원(3건), 서울아산병원, 강북삼성병원, 경북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울산대학교병원, 인천광역시의료원(4건) 등 의료기관 9곳에서 27건의 치료목적사용 승인을 받았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장에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만든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이다.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보니 신종 감염병 발생 시 가장 빠르게 투약 가능한 의약품으로 꼽힌다.
다만 혈장치료제와 혈장치료는 다르다.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 직접 투여하는 혈장 치료는 일종의 의료 행위이고, 혈장치료제는 이러한 혈장에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의약품이다.
회사는 현재 폐렴환자와 고령 및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의료 기관은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중앙대병원, 고대안산병원, 충남대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 등 총 12개 병원이다.
GC녹십자는 오는 2월까지 혈장치료제 임상 2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르면 4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조만간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에서 개발중인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에 대해 환자 53명에게 투약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임상2상을 1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혈장치료제는 목표로 하는 60명의 임상시험 환자에 대해서 현재 53명의 환자에게 투약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CoVIg-19 Plasma Alliance)'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들이 해외용 혈장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해 결성된 연합으로, CSL Behring, Takeda, Biotest, BPL, LFB, Octapharma 등 글로벌 '톱10' 혈액제제 기업이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얼라이언스에 합류한 GC녹십자는 자체 개발중인 GC5131A를 국내에서만 상용화하고, 해외의 경우 얼라이언스와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투트랙 전략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