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고객·상품·채널 전략 신설…미래에셋대우 WM 임원 대거 승진
신한금투 등 리스크관리팀 신설…"코스피 3000P WM상승 지속될 것"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와 고객보호를 키워드로 한 조직 개편과 인사 발령을 내고 있다.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WM관련 수익이 급증해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가 30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이 조금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증권사들이 지난해말 조직개편 및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해당 증권사들은 일제히 WM분야와 고객보호를 강화하는 승진 및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조직개편을 실시한 KB증권은 WM총괄본부 직속으로 CPC(고객·상품·채널)전략부를 신설했다. WM영업에 특화된 김종규 부장을 CPC부서의 수장으로 임명해 고객전략을 극대화겠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리스크심사부를 '리스크심사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그 아래에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관련 전문 심사부서를 새로 만들었다. WM고객과 관련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심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투자는 상품 사후관리체계 강화를 위해 상품관리부를 신설했다. 또 상품 운영에서의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운영위험관리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삼성증권도 올해 정기 임원임사에서 김상훈 리테일전략담당과 백혜진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을 상무로 승진시키는 등 WM관련 인사에 힘을 실었다.
이보다 앞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한 미래에셋대우는 사장 2명, 부사장 1명, 상무 17명, 상무보 14명, 이사대우 29명 등 총 66명 가운데 WM부문에서만 25명을 승진 명단에 포함시켰다. 특히 WM마케팅본부와 VIP솔루션본부를 WM총괄 직할로 변경한 뒤 서울 내 지역본부를 4개에서 5개로 확대해 WM 역량을 강화했다.
NH투자증권도 기존 WM사업부를 5개 지역본부를 4개 지역본부로 재편하고 영업점 대형화 및 프라이빗뱅커(PB)화로 소외될 수 있는 고객에 대한 전담 자산관리서비스를 담당할 고객지원본부를 새로 설치했다. 디지털 채널 확장과 비대면 고객유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WM디지털사업부'도 이번 조직개편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같은 증권사 조직·인사 흐름은 지난 2019년과는 달라졌다. 증권사들은 먹거리가 주식위탁매매에서 IB로 넘어가면서 해당 부서 임원들이 대다수 승진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부동산 등 실물자산 투자를 담당하는 IB2사업부 조직을 기존 3본부 8부서에서 3본부 10부서로 확대하는 개편을 담당했다. 또 코로나19로 해외투자 및 진출에 제약이 생기면서 지난해 주목받았던 글로벌 부문의 상승세도 꺾인 모양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부동산파이낸싱과 대체투자 등을 중심으로 한 IB 수익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하면서 각 증권사 내부에서도 해당 부서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올해에는 흐름이 WM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동학개미들이 증시에 대거 유입되면서 WM을 등한시했던 회사들이 수익원이 없어지자 주식시장 활황을 틈타 대거 WM 분야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가에서 WM부문 강화 바람이 불고 있는 이유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국내 56개 증권사들은 2조1687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의 1조8174억원보다 19.3%(3513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고객이 증권사 계좌로 주식을 매매할 때 발생하는 거래수수료를 의미하는 수탁수수료 수익은 2조12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1조7386억원 대비 22.0%(3833억원) 늘어난 수치다. 개인의 대규모 매수세로 코스피가 2820.51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3분기 기준으로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7.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다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WM부문 수익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사모펀드와 관련한 임원들에 대한 승진 누락보단 고객보호 기구를 새로 설치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WM과 관련된 조직강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