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발 야권연대 움직임에 여권통합 제기
김진애 "민주·진보 합쳐야 이긴다"며 환영
민주당은 회의적…강경파 확장에 부담
열린민주당 후보 '완주불가' 전망도 한 몫
서울시장 재보선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맞장구를 치면서다. 하지만 민주당 입장에서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에 따른 이익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다수다.
우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권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실제로 위협적일 것"이라며 "여권은 이에 맞서 당대당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통합한다면, 단순 지지도에서 상승할 뿐더러 지지자 통합의 시너지가 일어나게 될 것이고 위기돌파의 계기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의 주장대로 이른바 '추·윤갈등'과 코로나19 대유행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민주당 지지율은 위기국면이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성인 2,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3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29.2%로 국민의힘과 오차범위(±2.2%) 밖 2위로 밀려났다.
재보선이 치러질 서울에서도 민주당 지지율(28.8%)은 국민의힘(33.6%)에 밀렸으며, 부산지역(민주 21.3%, 국민의힘 43.1%)에서는 더블스코어로 지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합쳐질 경우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형국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6%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열린민주당 지지율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서울시장에 출마한 김진애 의원도 "민주·진보진영 지지자가 다 합해져야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이길 수 있다"며 통합론에 환영하는 입장이다. '완주의사'를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은 "그런 질문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해왔다. 민주당과의 통합 혹은 연대를 염두한 행보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상당수는 후보자 개인의견일 뿐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지역 한 의원은 "큰 방향에서 일치한다면 통합도 고려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지금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또다른 재선의원은 "당대당 통합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며 "이해찬 전 대표도 지분보장 등 복잡한 계산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당대당 통합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면에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를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중도확장을 해야할 시점에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은 도움이되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당 지도부는 민심수습 차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집중도를 낮추고 '제도적 개혁'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강경파를 중심으로 탄핵을 하자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무엇보다 당내 새로운 분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열린민주당 소속 손혜원 전 의원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양측 주요 인사들 사이 앙금이 적지 않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주진우 기자와의 갈등을 빚으며 나꼼수 탈퇴를 선언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친문 내에서도 강경한 친문이 열린민주당인데 의견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있고 통합할 경우 내부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열린민주당 입장에서는 통합을 원하겠지만 민주당은 이익이 전혀 없고, 오히려 중도확장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막판까지 갈 경우 지지층으로부터 선거연대의 압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김진애 의원이 과연 끝까지 완주를 할지 의문"이라며 "경선을 앞두고 있는 우 의원이 당내 친문세력의 지지를 받기 위해 운을 띄워본 측면이 큰 것 같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