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 연초 대비 74% 상승...현대제철 이달 들어 24%↑
포스코 등 가격인상 돌입...“中 철강 내수가격 강세 지속될 것”
연말 철광석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로 국내 철강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 가운데 관련주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경기 부양 기대감에 철강 수요가 늘자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제품 가격을 올리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증권가는 내년 상반기에도 철강 업황의 업사이클이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관측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는 전장 대비 3500원(1.28%) 내린 27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이달 들어 15% 넘게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인 뒤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현대제철은 1250원(3.27%) 오른 3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현대제철은 이달 들어서만 24.2% 상승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은 지난 28일 기준 톤당 163.85달러다. 올해 1월 초(94.05달러)초와 비교해 74%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110~120달러에서 거래됐지만 지난달 들어 상승 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올해 최저가인 지난 2월 3일 톤당 80.38달러 대비로는 2배 이상 치솟은 상태다.
특히 4분기 중국의 경기지표 호조와 미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철광석 가격을 끌어올리며 이달 들어 급등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요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 브라질에서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 상품선물시장의 투기적 매수세 유입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선 철광석 현물 가격이 다음달 톤당 180달러 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원재료 가격인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 철강업계의 원가 부담이 늘어나 수익성 개선에 악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번 철광석 가격 상승은 수요 회복에 따른 상승인데다 국내 철강업계도 해외 철강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포스코는 최근 유통쪽 열연·후판·냉연 가격을 3~5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는 실수요쪽 열연가격을 5만원 인상하고 2월에도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현대제철도 선박용 후판 가격을 톤당 3만원 안팎으로 인상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감안하면 내년 1분기부터 자동차·가전·조선 등 대형 수요가향 가격인상이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증권가도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의 4분기 및 내년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를 연이어 상향 조정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주가가 중국 철강가격의 사이클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아직 상승 동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포스코의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28일 기준 31만278원으로 3개월 전(24만9444원)보다 24.4% 올랐다. 현대제철의 평균 목표가는 3만9694원으로 3개월 전(3만889원) 대비 28.5% 상승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업황은 올해 2분기부터 업사이클 국면에 진입했고, 최근 중국 경기지표 호조와 유동성 확대로 귀결되는 정부의 경기부양 기조가 지속되는 한 내년 상반기에도 이번 업사이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감안하면 포스코 주가는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철강 내수 회복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및 동남아에서도 발생 중”이라며 “중국 내수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긴 했으나 이들 지역 대비 낮은 수준으로 중국산 철강재품에 대한 수입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하지만 중국내 열연 및 냉연과 같은 주요 판재류들은 내년 1~2월까지 판매 예약이 거의 대부분 완료된 상황으로, 중국 철강 내수가격 강세는 한동안 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제철도 자동차강판 판매 확대 중심으로 이익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제철의 최근 주가 역시 경기 회복과 철강 수요 개선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매력적이란 평가다. 목표주가 4만7000원을 제시한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내년 기준 PBR 0.38배에 불과하며, 국내외 주요 철강기업 주가 동반 상승으로 현대제철의 낮은 PBR이 부각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