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백신접종 인증앱 개발 경쟁
국가 이동 시 백신여권 필요해질 전망
세계 각국 백신 접종 시작… 한국은 내년 3분기 접종 완료 계획
앞으로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는 백신 여권이 있어야 해외여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한국처럼 백신 접종이 늦은 나라의 국민은 해외여행이 제한되는 등 국가 간 차별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백신 여권은 코로나 검사와 코로나 백신에 대한 세부 정보를 개인이 업데이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다. 현재 스위스 비영리단체 코먼스 프로젝트와 세계경제포럼이 개발 중인 '코먼패스' 앱을 비롯해 IBM도 '디지털 건강 여권'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먼패스의 경우 해당 앱을 이용하는 사람의 코로나 검사 결과는 물론 병의원에서 발급된 백신 접종 증명서 등을 입력할 수 있다. 코먼스 프로젝트는 이미 케세이퍼시픽,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등 항공사 등과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기구 '리눅스 파운데이션 공중보건'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백신 증명서를 보관하고 다른 나라로 가는 항공기에 타거나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콘서트장에 입장할 때 이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앱들이 상용화되면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 백신 접종이 확인된 사람만 해외 입국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 세계가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대비해 백신여권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 시기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와의 통화에서 모더나가 한국에 2000만명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29일 밝혔다.
애초 정부가 모더나와의 협상을 통해 확보하겠다고 한 1000만명 분량의 두 배에 해당하는 백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모더나와 연내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등 기존 백신 공급계약에 더해 모더나와의 계약이 이뤄지면 총 5600만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코백스 퍼실리티 2000만회분은 지난 10월9일 협약을 체결했고, 11월2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회분의 계약을 맺었다. 또 얀센과 화이자의 백신을 각각 600만회분, 2000만회분을 계약한 상태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문 대통령과 모더나 CEO가 구두합의했을 뿐 실제 계약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르면 내년 2분기 국내에 공급될 전망이며, 얀센 역시 내년 2분기나 3분기부터 국내에 들여올 계획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은 빨라야 내년 3분기부터 국내에 도입될 수 있을 전망이다. 모더나 백신은 당초 내년 3분기로 추진했던 백신 공급 시기를 앞당겨 2분기부터 들여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2분기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우리 국민에게 접종하기 시작한다고 해도 실제 일반 국민이 접종받는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정부는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하는 내년 11월 전까지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 3600만명에 대한 접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의료계 관계자는 "내년 2분기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해도 의료기관 종사자와 요양원 거주 위험군부터 접종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접종하는 건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며 "백신의 국내 사용 승인 여부, 유통 시 물량부족 등 변수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