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 이슈노트-최근 관리물가 동향 및 향후 전망 발표
정부의 교육·의료·통신 관련 복지정책 강화에 올 하반기 우리나라 관리물가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내년에는 최근의 관리물가 하락세 확대를 주도했던 교육·통신 관련 정부정책으로 인한 물가하방압력이 줄어들면서 관리물가의 하락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29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최근 관리물가 동향 및 향후 전망'에서 "올해 들어 관리물가는 고교 무상교육, 무상급식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이동통신요금 지원 등과 같은 정부정책의 영향으로 관리물가의 하락폭이 더욱 확대됐다"고 밝혔다.
관리물가는 일반적으로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가격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평균적인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를 의미한다.
주요국에 비해서도 우리나라의 관리물가 하락세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 중 관리물가가 최근 3년 연속 하락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스위스뿐이었다. 실제 우리나라의 관리물가 상승률은 2018년에는 -0.6%, 2019년 -0.7%, 올해에는 -1.7%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스위스 역시 이 기간 -0.2%에서 -0.1%, -0.7%로 3년 연속 떨어졌다.
한은은 최근 관리물가의 하락세가 확대된 것은 가계 생계비 경감을 위해 정부가 교육, 의료, 통신 관련 복지정책을 강화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교육정책의 경우 고교 무상교육, 무상급식 확대 시행으로 고교납입금과 학교급식비가 크게 낮아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관리물가의 하락세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고교 무상교육은 지난해 2학기(9월) 전국의 고3 학생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올해 1학기(4월)에는 고2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으로 확대 시행됐다. 2학기 중에는 상당수 지역에서 고1학생까지로 적용 대상이 확대됐다.
무상급식은 2018년 9월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이래 점차 시행 지역 및 대상이 확대되면서 관리 물가에 대해 지속적인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정책적 측면에서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관리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특히 MRI 및 초음파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병원검사료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
통신 관련 정책의 경우 저가 요금제 및 선택약정 할인폭 확대가 시차를 두고 휴대전화료에 반영되면서 관리물가를 낮추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4분기 중에는 정부의 이동통신요금 지원(4차 추경)의 영향으로 휴대전화료가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관리물가에 대해 상당한 하방압력을 작용했다.
한은은 "이처럼 교육, 의료, 통신 관련 정부정책이 관리물가의 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이 올해 하반기부터 도시가스요금과 지역난방비에 반영되면서 관리물가에 대해 추가적인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중에도 일부 지역에서 고교 무상교육, 무상급식이 확대 시행될 예정이나 올해 중 시행된 무상교육, 무상급식에 따른 물가하방압력이 사라지면서 관리물가의 하락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 관리 복지정책 강화 기조도 관리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그 영향은 교육, 통신 관련 정책에 따른 물가하방압력이 줄어드는 데 비해서는 적을 것"이라며 "2022년에는 고교 무상교육, 무상급식에 따른 물가하방압력이 사라지고 일부 관리물가품목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관리물가 상승률이 소폭의 플러스로 전환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