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전담조직 BDO ‘그룹’서 ‘TF’로 변경
네트워크, 자회사 및 지역본부로 이관 ‘슬림화’
구현모 대표, ‘탈통신’ 체질개선 강한 의지 반영
KT가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무리짓고 탈통신을 위한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
KT는 막바지 조직개편에서 혁신 전담조직 BDO(Business Development&Operation)그룹을 팀 단위의 TF로 흡수시켰으며, 네트워크 부문은 사업 상당부분을 자회사 및 지역본부로 옮겼다.
탈통신에 비중을 두고자 단행한 특단의 조치이나, 본업인 통신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한 것은 KT로서도 매우 큰 도전이다. BDO 부문도 시행착오를 겪은만큼 더욱 정교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조직개편을 끝내고 직원급 이동이 한창이다. 임원인사와 마찬가지로 세부 개편에서도 신사업을 강조한 ‘탈통신’ 기조가 유지됐다. 우선 눈에 띄는 부문은 BDO그룹이다. 구현모 대표가 지난 4월 KT의 주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BDO그룹’은 기존 커스터머, 기업부문, AI/DX, 네트워크, IT부문, 융합기술원 등 9개 사업부문에서 각 ‘본부’ 위상에 맞먹는 규모로 신설됐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8개월만에 각 사업부서 협력팀안에 ‘BDO TF’로 이동했다. 8개월만에 본부에서 TF로 축소된 것이다. 애초 BDO는 인력, 예산, 조직간 장벽 등으로 하지 못했던 혁신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구 대표가 정예부대 300명을 착출해 구성한 조직으로 게릴라 성격으로 운영이 예상됐었다.
그룹차원에서는 핵심인재를 확보해야 하고, 반면 실제 사업부에서는 인재 유출을 사수하기 위한 마찰도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KT관계자는 “애초에 BDO는 프로젝트 조직으로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수행한 그룹만 살아남는 방식으로 진행됐었다”며 “BDO는 그대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부문도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철규 부사장이 이끄는 네트워크 사업부는 기존 1부문 3본부 1실 1단, 13담당 3센터 1단 2MPM에서 개편을 통해 1부문 4본부, 9담당 3센터 1단 1MPM으로 축소됐다.
특히 무선 액세스 및 코어망 구축 사업은 무선네트워크 운용 자회사 MOS로 이관했으며, 국제통신운용센터와 중앙통신지원단도 지역 본부로 넘기는 등 대대적으로 칼을 댔다. 각 6개 광역본부 안에서도 상당수의 지점간 통합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네트워크 부문의 성장을 도모하고, 2025년까지 비통신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작업을 마친 셈이다. KT를 포함한 이동통신3사는 통신 사업이 정체를 겪고 있다. KT의 최근 5년간 성장률은 유선 사업 부진으로 1% 수준이다.
관건은 네트워크 사업 효율화에 따른 부작용 없이 본업인 통신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대대적인 개편으로 네트워크 부문과 일선 현장에서는 통신사업 축소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KT는 구 대표의 오랜 고민인 주가 부양을 위한 전담팀까지 꾸렸다. KT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기업가치홍보팀’이라는 홍보조직을 신설했다. KT의 실질 가치를 주가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략홍보팀이다. 구 대표는 지난 3월 취임하면서 약 1억원어치(5234주)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지난달에는 11년만에 주주가치 제고 명분으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한편 KT는 지난 11일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에 방점을 찍는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2명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3인 사장 체제를 도입했다. B2B, AI/DX융합 사업부를 대폭 강화하는 등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에 초점을 맞춘 새판짜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