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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文정부 새해 경제정책방향에 시큰둥…"규제나 멈춰라"


입력 2020.12.17 16:44 수정 2020.12.17 16:59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경총·한경연, 경제정책방향 평가 대신 규제법안 문제 제기

문 대통령 '경제 잘해왔다' 자평에 "지나친 낙관 경계" 반박

무협·중기중앙회 등 다른 경제단체는 아예 논평 없이 '침묵'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년 경제정책방향 보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17일 정부가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았지만 재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기업규제 법안을 무더기로 통과시켜 놓고 무슨 경제정책을 논하냐는 반응이다. ‘우리 경제가 잘해왔다’는 문 대통령의 자평에 대해서도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진행된 ‘2021년 경제정책방향’과 관련해 논평을 발표했으나 이들 중 ‘환영’을 언급한 단체는 대한상의가 유일했다. 한국무역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아예 논평이나 코멘트도 내놓지 않았다.


경총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평가 없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조합법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같은 기업 규제 중심의 정책과 입법들은 기업 활력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우리 경제를 회복시키고 미래성장동력을 추진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국회를 통과한 법들에 대한 경제계 요구를 조속히 보완 입법으로 반영해 주고, 2021년 정부정책 기조는 기업하기 좋은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경연 역시 정부 경제정책방향보다는 기업규제 법안들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기업들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악조건 속에서도 투자와 고용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최근 기업규제 3법, 노동관계법 등의 연이은 입법으로 기업환경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민간 활력 회복 및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정책의 전환과 적극적인 규제개혁에 적극 힘써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경제단체들 중 유일하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확장적 재정 기조 유지와 고용유지지원금 지속 지원, 유턴기업 지원 확대, 샌드박스 5법 정비 등 기업들을 위한 조치가 강화된 내용을 환영한다”며 “내년 경제정책방향이 실제 정책으로 나타나 국내 산업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법제도 전반을 정비해 미래 산업을 선도할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그러나 “기업부담 법안이 도입됨에 따라 우리 기업이 겪을 혼란과 애로를 줄일 수 있는 보완책도 함께 검토해주길 바란다”는 요청도 잊지 않았다.


재계는 이날 문 대통령이 “전 세계가 어려운 가운데 우리 경제는 정말 잘해왔다”고 자평한 부분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추 실장은 “내년도 우리경제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내년 세계 교역량 증가 기대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민간소비 부진 지속,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산업 수출경쟁력 약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성장 둔화 등 경제 하방요인이 상존해 있는 만큼 내년 한국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나라도 가계부채가 이미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부채마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경총 역시 “올해 우리 경제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국내외 주요기관들이 2021년 우리 경제의 완만한 회복을 전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같은 불안요인이 기업들의 시계를 제약하면서 내년 우리 기업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비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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