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늑장대응 아쉬워
‘방역’과 ‘경제’ 둘다 잡으려다 놓친 격
거리두기 격상 후폭풍으로 곳곳에 깊은 상처
“어려움 갈수록 가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사실상 1년 내내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불안함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확진자가 하루 만에 1000명 이상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 마저 확산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는 상상을 초월했다. 국내 경제 쇼크는 이루 말할수 없다. 업태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 치명상을 입혔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중소·대기업 할 것 없이 구조조정이 몰아쳤고, 어려움은 일자리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오게 된 원인은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한 꺼번에 잡으려던 정부의 오판과 늑장대응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일주일 만에 2단계+α, 또 다시 일주일 만에 2.5단계로 격상했다. 여기에 현재는 3단계 격상 여부를 두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 중이다. 경제 상황을 고려해 ‘핀셋방역’에 과도하게 집중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격상을 논할 때마다 정부안보다 한 단계 높은 거리두기 단계를 권고하면서 “이미 시작된 3차 대유행을 ‘짧고 굵게’ 앞당겨 막을 것”을 조언해 왔다.
1.5단계나 2.5단계 식의 세분화, 그리고 ‘+α’와 같은 핀셋 방역은 오히려 혼란만 가져올 것이란 주장도 결국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과는 침통했다. 특히 오프라인을 기본으로 성장한 외식업계에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일부는 배달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활로 모색에 나섰지만 구멍난 손해를 메우기는 쉽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한식뷔페를 중심으로는 폐업도 속출했다. 고위험군 시설에 속하게 되면서 방문을 기피하는 현상이 짙어졌고, 예기치 못한 다양한 문제점을 낳으면서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격상과 완화를 반복하는 동안 소비 심리는 급격히 침체됐고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을 불러왔다.
불명확한 지침으로 인한 혼란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일반 카페와 브런치카페, 패스트푸드점과 식당 등 업종마다 각기 다른 지침을 적용해 소비자의 혼란을 불러왔고, 자영업자 역시 어려움이 커졌다. 풍선효과로 인한 여론의 질타와 비난도 거셌다.
물론 거리두기 강화 조치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부득이한 면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고개는 끄덕여 진다. 하지만 ‘코로나가 밤에만 걸리냐’는 반론에는 할 말이 없다.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방식은 미봉책일 뿐, 코로나 불안을 해소하는 근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의 찔끔 격상의 반복은 ‘작은 불’ 피하려다 ‘큰 불’을 만난 격이 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는 코로나가 낳은 ‘야간 통금’이 집단의 이익과 개인 자유를 어떻게 조화롭게 할지 미리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거리두기 격상과 완화의 반복은 국민의 피로만 누적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