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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주식열풍 나비효과?…증권사 연금펀드에 뭉칫돈


입력 2020.12.09 05:00 수정 2020.12.08 16:38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올 초 이후 연금펀드로 1조5300억원 이상 자금 순유입

연금저축펀드 수익률 올초대비 12%, 5년간 21% 달해

연금저축펀드로는 올해 초 이후 3266억원, 퇴직연금펀드로는 1조217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픽사베이

#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10여년간 넣었던 연금저축보험을 해지했다. 매달 꼬박꼬박 정기적으로 돈을 넣었지만 10년간 꾸준히 넣었던 연금저축보험은 갈수록 낮아지는 금리 탓에 수수료를 제하면 쥐꼬리만한 이자에 원금이나 거의 건질정도다. 게다가 앞으로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자이익은 기대조차 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초조해진 김씨는 한달전 연금펀드 수익률을 보고 이번 기회에 연금펀드로 갈아타기로 마음먹었다.


올해 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연금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은퇴 이후에 찾을 수 있는 자산인만큼 안정적이면서 장기투자 목적으로 은행이나 보험사 상품에 가입했던 개인들이 수익성과 변동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펀드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금저축펀드로는 올해 초 이후 3266억원, 퇴직연금펀드로는 1조217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수익률을 따져보면 연금저축 펀드로는 12.4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퇴직연금펀드로도 8.99%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사상최대 규모로 주식투자에 나서며 수익을 낸 동학개미들이 뒤늦게 수익률에 눈을 뜨며 연금 포트폴리오 조정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정적인 투자보다는 변동성이 크더라도 높은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제로금리 시대에 연 1%도 안되는 연금상품에 가입하느니 변동성이 크지만 수익률이 큰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최근 TDF나 퇴직연금펀드 외에도 리츠나 뉴딜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관심을 갖는 투자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간을 늘리면 수익률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저축펀드의 지난 5년간 수익률을 보면 21.40%에 달한다. 퇴직연금펀드도 이 기간동안 17.97%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금펀드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높아졌지만 연금저축보험의 수익률은 낮은 금리탓에 1%대 수준에 머물러있다.


연금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로 갈아타는 규모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14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46조11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8.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중위험 중수형의 상품이 개발, 출시됐다.


지난해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갈아탄 개인연금 규모는 774억원이었는데 올해 들어 2010억원으로 급증했다. 개인연금 건수도 4466건에서 9194건(201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증권사들도 이러한 고객수요를 반영한 서비스 경쟁에도 나서고 있어 연금펀드로의 자금쏠림이 더욱 강해지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수수료율 인하나 투자정보 제공 등으로 적극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퇴직연금 고객의 수수료 경감을 위해 100억 원 미만 구간의 DC 자산관리수수료율을 기존 0.30%에서 0.28%로 낮췄고, 신한금융투자도 DC형 퇴직연금 수수료를 기존 0.4%에서 0.29~0.33%를 인하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달 IRP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수수료율을 낮췄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31일까지 연금저축계좌로 온라인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매할 경우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모바일증권 나무 고객을 대상으로 '연금 모르면 나무해'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학개미의 주식투자 열풍을 계기로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은행이나 보험보다 투자에 대한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절세상품이 이전보다 많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매력이 더 크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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