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비대면 금융 거래 확산
네이버 등 빅테크 금융업 진출…“경쟁력 강화” 필수
시중은행들이 정보통신(IT) 등 디지털 분야 외부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시대 비대면 영업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에 맞서기 위해 디지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해 대응하겠다는 각오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은행장 직속의 혁신 추진 조직인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하고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 C&C 상무를 영입했다.
디지털혁신단은 이전에 인공지능(AI) 통합센터였던 AI 유닛과 마이데이터 사업을 전담했던 마이데이터 유닛, 빅데이터센터로 불렸던 데이터 유닛과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디지털 R&D센터로 구성됐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이끌게 된 김혜주 상무는 SAS코리아, SK텔레콤을 거쳐 삼성전자 CRM 담당 부장, KT AI 빅데이터 융합사업담당 상무로 지냈다.
신한은행 측은 "국내 1세대 데이터 과학자로 제조, 통신 같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풍부한 데이터 분석 관련 실무 경험을 보유한 빅데이터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유닛을 총괄하게 된 김준환 상무는 삼성전자를 거쳐 SK주식회사 C&C 그룹장으로 빅데이터와 AI 부문을 이끌었다.
김준환 상무는 다양한 산업군의 프로젝트를 통해 플랫폼 구축, 데이터 수집과 분석, AI 기술 적용 같은 데이터 산업 전반에 걸쳐 탁월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했고 은행권 AI와 빅데이터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신한은행은 전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7월 이상래 전 삼성 SDS 상무를 디지털금융부문장(CDO, 부행장)으로 영입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고객중심 디지털금융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디지털금융부문 내 부서를 고객별 마케팅체계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역시 이미 외부 인재를 기용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윤진수 전 현대카드 상무를 데이터전략본부장(전무)으로 데려왔고 우리은행도 2018년 황원철 전 하나금융투자 상무를 디지털금융그룹장 겸 CDO로 앉혔다.
또한 한글과 컴퓨터 대표를 지낸 노진호 우리금융 부사장은 우리금융 디지털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017년 영입한 실리콘밸리 및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출신 김정한 전무가 하나금융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총괄을 맡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디지털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전문인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가 금융권의 산물로 여겨지던 대출 시장에도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거래 보편화와 핀테크와 빅테크 업체가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디지털 경쟁력 강화가 은행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며 “디지털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 영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