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여러 개 보유할수록 수상 가능성↑
이변 없는 한 4관왕 KT 로하스 수상 유력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가리는 MVP 시상식이 오는 30일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KBO MVP는 특정 후보 없이 규정이닝 또는 규정타석을 채우거나 개인 타이틀 부문별 순위 10위 이내의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투표는 정규시즌 종료 다음날인 지난 1일, 2020 KBO 리그를 담당한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의 취재기자 112명이 참여해 하루 동안 이뤄졌다.
MVP는 1위부터 5위(1위 8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까지 차등 점수를 받게 되고 개인별 득표 점수를 합산해 최고 점수를 획득한 선수가 수상자로 선정된다. 최고 점수를 받은 선수가 2명 이상일 경우에는 1위 표를 더 많이 받은 선수가 최종 수상자다.
지금까지 MVP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특별한 공식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MVP를 타기 위해서는 투, 타 주요 부문 타이틀을 획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역대 수상자들 중 타이틀을 얻지 않고 MVP에 오른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클래식 스탯으로 불리는 다승과 평균자책점(투수), 홈런과 타점(타자) 부문 1위 여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게 지금까지의 투표로 증명되고 있다. 이외에 KBO가 시상하는 타율과 득점,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도루 부문(이상 타자)과 탈삼진, 승률, 구원(이상 투수) 타이틀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투, 타 트리플 크라운 선수는 어김없이 MVP를 품었는데 예외는 두 차례, 1984년 이만수와 2006년 이대호였다.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한 이만수는 기록 밀어주기 논란과 최동원의 한국시리즈 4승 임팩트로 인해 투표에서 밀렸고, 이대호는 하필이면 투수 3관왕 류현진이 등장하는 바람에 고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주요 부문(타자는 타율-홈런-타점, 투수는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2관왕만 차지해도 MVP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다만 변수가 존재하는데 KBO리그 역사에 획을 그은 선수가 등장하면 트로피를 뺏긴 사례가 있었다는 점이다. 2014년 사상 첫 200안타 서건창, 2015년 KBO 최초 40-40클럽 가입의 테임즈에 밀린 홈런-타점 2관왕 박병호가 대표적이다.
타이틀을 단 1개만 쥐고도 MVP에 올랐던 선수는 총 3명으로 2000년 현대 박경완, 2001년 삼성 이승엽, 그리고 2017년 KIA 양현종이다. 박경완의 경우 포수 최초 홈런왕이라는 상징성이 있었으나 이승엽과 양현종은 논란의 중심이 됐던 수상자들이다.
2001년 최고의 선수는 롯데 호세였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의 폭력 행위 등으로 괘씸죄가 적용됐고, 투수 부문 3개의 타이틀을 따낸 신윤호는 1차 투표서 1위에 올랐으나 2차 투표 때 이승엽에 몰표가 쏟아지며 고배를 든 경우다.
2017년 KIA 양현종은 역대 MVP들 가운데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가 가장 낮은 선수(4.63 WAR)다. 게다가 홈런왕 및 역대 3루수 최다 홈런(46개)을 기록한 SK 최정이라는 확실한 후보가 있었음에도 압도적 표 차로 수상자가 됐다. 투표인단의 전문성이 의심된 시즌이다.
2020시즌 투, 타 타이틀 수상자
* 투수 부문
알칸타라(두산) : 다승, 승률
요키시(키움) : 평균자책점
스트레일리(롯데) : 탈삼진
조상우(키움) : 세이브
* 타자 부문
로하스(KT) :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최형우(KIA) : 타율
페르난데스(두산) : 최다안타
박석민(NC) : 출루율
심우준(KT) : 도루
올 시즌은 이변이 없는 한 KT 로하스가 가져갈 공산이 매우 높다. MVP의 지름길인 홈런과 타점, 2관왕 공식이 적용되는데다 득점과 장타율까지 타격 4관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유일한 20승 투수인 두산 알칸타라가 승률까지 2관왕에 올랐으나 로하스를 제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