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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순위 청약·증여 건수 사상 최대...“비정상적 부동산 대책 때문”


입력 2020.11.30 06:00 수정 2020.11.27 19:42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집값 급등에 매매도 1순위 청약도 역부족...무순위 줍줍에 계속 몰려

파느니 차라리 증여...“세금내는 것 보다 집 갖고 있는 것이 이득”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잠실·삼성·청담·대치동 일대가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 여파로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매섭고 세금부담이 증가하자 무순위 청약 경쟁률, 증여 등 부동산 관련 통계수치들이 비이상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파느니 차라리 물려주겠다’는 기조와 함께 올해 전국의 주택 증여건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증여를 받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매가격을 감당하기엔 벅찬 수요자들이 이른바 ‘줍줍’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 몰리며 역대급 청약 경쟁률이 나타나기도 했다.


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증여한 아파트는 7만2349건이다. 이는 지난해(6만5438건) 연간 기록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다.


이중 서울 아파트 증여 역시 사상 최대치인 1만9108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증여 건수(5726건)는 서울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정부가 고가주택과 다주택자들을 겨냥해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율을 인상 등 세제를 강화하자, 정부 의도대로 집을 팔려고 하기보다는 증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초구 반포동 A공인 관계자는 “지금 강남은 오늘 집을 판 가격으로 내일은 살 수 없다는 분위기”라며 “현금이 급하지 않은 부자들은 조금 일찍 집을 물려 주자라는 생각으로 증여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내야 할 세금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본 이득을 비교하면 당연히 자본 이득 증가가 높다”며 “또한 직계존비속들이 앞으로 부동산을 사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만들어지니 증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날로 치솟는 집값 폭등과 전세난 심화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를 구하려는 ‘로또’를 꿈꾸는 이들이 증가하며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 보유 주택보유 여부 등 특별한 자격 제한 없이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으며, 당첨되더라도 재당첨 제한이 없다.


한국감정원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청약홈에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지난 27일까지 총 37곳으로, 평균 경쟁률이 44.0대 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기록이다.


지난해 무순위 청약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은 275대 1(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이었지만, 올해는 1만대 1일의 경쟁률도 여러 곳에서 나왔다.


지난 23일에 나온 공공분양 물량인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는 1만6505대 1, 지난 6월 더샵 광교산 퍼스트파크는 1만3466대 1, 지난 9월 ‘용마산 모아엘가 파크포레’는 1만388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시작한 부동산 대책이 결국 전국 집값을 올리는 부작용으로 나타나며, 부동산 관련 통계 수치들도 극단적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 교수는 “정부가 신규아파트 공급 규제를 하다보니 공급이 줄어든다는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분양가상한제 등을 시행하는 기간 동안은 청약 과열 현상은 영원히 막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집을 사기도 어렵지만 1순위 청약에 당첨되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무순위로 나오는 소수물량들의 경쟁률은 앞으로도 최고기록이 계속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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