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점포 정리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 27%↑, 수익성 개선 효과 톡톡
정기 임원 인사에서 매장 효율화 작업 총괄 강희태 부회장 재신임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내년 구조조정 속도 빨라질 수도
롯데쇼핑의 부실 점포 구조조정 전략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대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롯데쇼핑은 수익성을 개선하며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할인점과 슈퍼, 하이마트를 중심으로 정리 작업이 이뤄진 만큼 내년에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롯데쇼핑의 올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1년 전인 작년 3분기와 비교해 백화점(아울렛 포함), 할인점, 슈퍼, 하이마트의 국내 매장 수는 79곳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백화점이 1곳, 롯데마트 10곳, 하이마트 12곳, 슈퍼 56곳 등이다. 여기에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롭스(20여곳)까지 포함하면 1년새 문을 닫은 매장은 100곳이 넘는다.
백화점의 경우 작년 3분기 59곳에서 올해 청주 영플라자가 2분기 영업을 종료하면서 1곳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할인점은 126곳에서 116곳으로, 하이마트는 465곳에서 453곳으로, 슈퍼는 533곳에서 477곳으로 각각 매장 수가 줄었다.
해외의 경우 백화점은 올 4월 중국 선양점과 6월 모스크바점이 영업을 종료하면서 2곳이 줄어 중국(1곳), 인도네시아(1곳), 베트남(2곳) 등 총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할인점은 인도네시아 매장이 3곳 늘어 49곳, 베트남은 14곳으로 1년 전과 동일했다.
매장 수가 줄면서 매출 규모는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코로나19 여파로 판관비가 감소한 데다 부실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 효과가 더해진 덕분이다.
올 3분기 롯데쇼핑 매출액은 작년 3분기와 비교해 6.8%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26.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줄어든 매장 수가 많은 할인점과 하이마트, 슈퍼 사업부문의 개선 폭이 크게 나타났다. 할인점의 경우 1년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160.5%, 하이마트는 67.3%, 슈퍼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백화점은 줄어든 매장이 1곳에 불과하고, 3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가량 줄어든 만큼 내년에는 백화점 매장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3년 내 240여개 점포를 폐점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100여곳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적은 수의 매장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6일 실시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이 재신임 된 것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강 부회장은 유통BU장으로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을 총괄하고 있다. 또 최영준 쇼핑HQ 재무1부문장이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한 점도 수익성 개선 작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내년에는 오히려 올해보다 더 많은 수의 매장이 정리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또 올 4월 론칭한 롯데온을 중심으로 온라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롯데쇼핑 내 유통 계열사에 근무하는 직원 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2만6563명에서 올 3분기 말 2만3304명으로 1년 새 3259명(-12.3%)이 줄었다.
사업 부문 별로는 슈퍼, 롭스, 이커머스 등에서 26.1%가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이어 할인점(-6.4%), 백화점(-4.3%)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