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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 유통가,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외부수혈‧감축’


입력 2020.11.27 06:00 수정 2020.11.26 16:4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롯데, 26일 임원인사…임원수 20% 줄이고 직급 슬림화

예년보다 최대 한 달 가량 앞당겨

코로나로 불확실성 커져 내년 사업 준비 만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각 사

올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낸 주요 유통기업들이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통해 내년 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내년 사업계획 준비에 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 작년에 비해 인사시기를 최대 한 달 가량 앞당기는가 하면 전문성 있는 외부인사와 내부 젊은 인재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체질개선에 중점을 두고 인사를 단행하는 분위기다.


또 실적 부진에 따른 여파로 임원 수도 줄이는 등 전반적으로 조직 분위기를 바짝 조이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롯데는 위기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에 이어 임원수를 대폭 줄이고, 50대 젊은 대표이사가 전면에 배치되는 등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그룹 전체 600여명 임원 중 20%에 해당하는 120여명을 감축했다. 임원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주요 계열사별로는 롯데그룹의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식품BU장 이영호 사장이 용퇴하고 이 자리엔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이사로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내정됐고,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였던 강성현 전무도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에는 52세 차우철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이 선임됐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롯데지주 준법경영실장에는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를 영입했다. 이로써 롯데지주는 최근 2년 사이 6개 실 수장들이 모두 교체됐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창사 이래 첫 비정기인사를 통해 그룹 2인자로 불렸던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물러나고 이동우 전 하이마트 대표가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재계와 유통업계에서는 유통, 화학 등 그룹 주요 사업에 대한 부진이 계속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강력한 인적쇄신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임원 600여명에 대한 인사평가를 예년에 비해 한 달 가량 이른 9월 말에 실시하는 등 대규모 인사를 사전 작업이 진행된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롯데쇼핑 통합법인 조직인 헤드쿼터(HQ)의 기획 총괄 임원에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출신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하는 등 외부인사 영입에도 추진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15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작년보다도 약 1주일 가량 앞당긴 인사에서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쓱닷컴 대표를 겸직하는 등 온‧오프라인 통합에 초점이 맞춰졌다.


강 대표는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의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 출신으로 작년 이마트 대표로 선임됐다.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CEO로, 지난 1년간 이마트의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신세계I&C 등 주요 계열사 대표를 교체했고, 100이 넘던 임원 수도 10%가량 줄였다.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정기인사는 내달 초 진행될 예정이다. 앞선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경영성과 창출 및 전문성 강화에 방점이 찍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마트가 작년 외부 출신 대표이사를 영입해 효과를 본 만큼 외부 인재 영입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달 6일 인사를 단행한 현대백화점도 예년에 비해 약 한 달 정도 인사를 앞당겼다. 총 29명이 승진했고, 19명이 자리를 옮겨 총 48명에 대한 인사가 이뤄졌다. 롯데와 신세계 이마트에 비해서는 임원 감소폭이 가장 적었다.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L&C, 에버다임 등 이번에 대표이사가 바뀐 계열사의 경우 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내년 경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인사시기를 앞당겨 내년도 사업전략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분위기”라며 “대체로 작년보다 인사 폭이 확대되고 내부 발탁이나 외부 영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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