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도전 공식화, 이사회서 밝혀…CEO추천위, 연임 적격성 평가 착수
코로나 선방, 재무구조 개선, 신성장동력 마련, 사회공헌 강화 등 경영능력 '입증'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최근 연임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그가 지난 임기 동안 보여온 리더십이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실적 회복과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내년 3월 12일 임기 만료를 앞둔 최 회장의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단 관측이 나온다.
24일 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최 회장의 그동안 경영성과에 비추어 볼 때 연임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한정된 임기 내에서도 단기적 성과 창출에 급급하지 않고 장기적 안목으로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서는 '뚝심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9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쉽지 않은 악재에 직면했다. 이같은 악재 속에서도 포스코는 2018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5조5426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7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대에 복귀했다.
지난 2분기는 호주·브라질 광산의 철광석 생산 차질에 따른 원재료 가격 급등, 글로벌 경기 둔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라는 유례없는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사상 최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엔 영업이익 6667억원을 기록하며 한 개 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뿐만 아니라 최 회장이 지속 추진해 온 원가절감, 사업 체질 개선, 수익성 개선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실제 최 회장은 취임 직후 줄곧 적자를 내던 합성천연가스 사업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페로실리콘 생산공장과 압축연속주조압 등의 사업도 중단하며 구조조정 작업에 주력했다. 단기적 성과 창출보다도 회사의 장기적 손실 차단에 과감히 나섰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재무구조도 더욱 탄탄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65.4%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낮아졌고, 순차입금은 7조9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5534억원 감소했다. 연결기준 유동비율은 최 회장이 취임 전인 2017년 164.3%에서 지난해 213.5%로 증가했다.
이러한 최 회장의 노력은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지난 7월 정기평가에서 포스코의 신용등급으로 'Baa1(안정적)'을 유지했다. 글로벌 철강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과 대조적이다.
아울러 최 회장은 철강 산업이 장기 불황에 빠졌다는 판단 하에 취임 초기부터 비철강사업으로의 확장을 적극 꾀했다. 최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포스코 100대 개혁 과제'에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포함시키며 관련 기술개발에 총력을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해 4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통합해 포스코케미칼을 신설했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인 음극재·양극재 생산이 일원화되면서 원가절감, 공동 연구개발, 운영 효율성 등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최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의 20%, 연매출 23조원 규모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포스코의 기업 이미지를 재고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최 회장은 포스코를 사회발전을 위해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경영이념을 제시하고 그 실천과제로 저출산 해소, 바다 숲 조성, 청년 취업·창업 지원, 벤처 플랫폼 구축, 글로벌 모범시민 등을 제시하며 선두에서 진두지휘해왔다.
특히 기업시민과 사회적 가치를 연구하는 기업시민연구소를 설립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협력사와 시민단체까지 포함해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평가·포상하는 '기업시민 봉사상'을 신설하는 등 탁월한 사회공헌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업계는 최 회장의 이같은 경영실적을 종합했을 때 연임할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회장들이 연임에 실패한 경우가 드물고 마땅한 경쟁상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코로나19 비상시국에서 업무의 연속성이 요구된다는 점도 연임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것이고, 여타 글로벌 철강업체들은 아직도 실적이 부진한 점에 비추면 오히려 선방한 것"이라며 "대외 악재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영을 펼치고 내실을 다졌다는 점을 인정받으면 연임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