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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 과세액, 국민소득보다 2배 빠르게 늘어…공제·감면제도 검토해야"


입력 2020.11.23 11:11 수정 2020.11.23 11:12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최근 6년간 지방세 과세액 62.6% 증가

국민소득 증가 속도의 무려 2.2배 달해

GNI, 국세, 지방세부담 증가 추이(왼쪽)와 세대당 지방세 과세액(오른쪽). ⓒ한경연

2014년 지방세제 개편 이후 지방세 과세액이 국민 소득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민들의 세부담 경감을 위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연도별 지방세 통계연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지방세 과세액이 2013년 대비 6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취득세(77.8%), 법인지방소득세(85.8%) 증가가 두드러졌다. 세대당 지방세 과세액도 2019년 421만원으로, 2013년(284만원)보다 1.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총소득(GNI)은 28.2%, 국세 징수액은 45.4% 각각 올랐다. 지방세 부담이 GNI 대비 2.2배, 국세징수액 대비 1.3배 이상 빠르게 증가한 모습이다.


지방세 과세액이 늘어난 반면, 지방세 공제·감면액은 2013년 16조1000억원에서 2019년 13조9000원으로 13.7%(2.2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2014년 지방세 개편 당시, 일몰 예정이었던 약 3조원 규모의 지방세 공제·감면제도 중 대부분이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8월 전월세난이 일자 주택 취득세율을 영구 인하를 통해 국민들의 납세 부담을 줄이고 주택거래 활성화를 통한 전월세 수급 안정을 도모하는 효과를 노렸다. 단 취득세수 감소에 따른 지방재정 악화를 우려해 지방소비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지방소득세를 독립화하는 등 2014년 지방세제 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취득세율이 떨어지면 세수도 떨어질 것이라는 정부의 관측은 빗나갔다. 주택 취득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 취득세 과세액은 2013년 3조5000억원에서 2019년 7조7000억원으로 119.5%(2.2배) 증가했다.


전체 취득세 과세액 역시 2013년 13조5000억원에서 2019년 24조원으로 77.8%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지방세 과세액 증가율(62.6%) 보다도 높다. 그 결과 지방세 과세액 중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3.2%에서 2019년 25.3%로 2.1%p 증가했다.


한경연은 "당초 주택 취득세율 인하의 영향으로 지방정부의 재정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주택 거래 활성화와 자산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취득세 과세액이 오히려 꾸준히 증가했다"면서 "특히 지난해 과표 9억원 초과 주택 취득세 과세액이 2013년 대비 5.6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방세의 약 20%를 차지하는 지방소득세도 과세액이 2013년 10조8000억원에서 2019년 18조원으로 6년간 66.6% 증가했다. 특히 법인지방소득세 부담이 2013년 4조2000억원에서 2019년 7조8000억원으로 85.7% 크게 늘었다.


한경연은 "법인세에 일률적으로 10% 부과되던 법인지방소득세가 독립세 형태로 개편되면서 세액공제가 일괄적으로 제외됐기 때문"이라며 "제도 개편에 따른 법인지방소득세 부담 증가분은 연 9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경연은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항공업, 항공기 재산세(연429억원) 인하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재산세 과세액은 12조9000원으로 2013년 대비 50% 증가했다. 이중 항공기에 대한 재산세 과세액은 428억9000만원으로, 2013년 60억3000만원 대비 6년 간 7.1배 급증했다.


지난해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항공기 재산세 감면(50%) 대상에서 자산규모 5조원 이상 대형 항공사는 제외됐다. 여기에 5조원 미만 항공사에 대해서도 재산세 감면 기간이 항공기 취득 후 5년으로 제한되면서 항공업계의 재산세 부담이 크게 증가했던 것이다.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운항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업계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감안해 항공기 재산세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지방소비세와 주민세 과세액이 2013년에 비해 각각 3.6배, 6.2배 늘었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국세인 부가가치세 중 일부를 지방세로 이전하는 비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했고, 기존 지방소득세로 분류되던 종업원분의 세목이 주민세로 변경됐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의 실질적 세부담 증가와는 무관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당초 취득세율 인하로 지방재정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지방소득세 독립화 등 지방세제 개편을 추진했지만, 이후 취득세수를 포함한 지방세수 전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국민들의 세부담 경감을 위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 실장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납세 부담도 상당히 커졌다"면서 "2014년 이후 폐지·축소됐던 각종 공제·감면제도의 정상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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