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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로드샵, ‘적자, 또 적자’…구조조정부터 배달까지 생존 위한 변신


입력 2020.11.23 07:00 수정 2020.11.20 15:48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3분기 아모레퍼시픽·에이블씨엔씨 등 일제히 수익성 뒷걸음질

코로나19 만나 회복 가능성 마저 불투명…“업계 고민 깊어”

구조조정 통한 조직개편 및 온라인 등 중장기적 계획 수립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눙크 매장ⓒ임유정기자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2010년대 초중반을 주름잡던 로드숍 화장품 업계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해마다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데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암초까지 만나 회복의 가능성 마저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생존의 기로에 선 로드숍 브랜드들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트렌드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한 내부 쇄신에 총력을 다하는가 하면, 배달 등 사업 체질 개선을 시도하며 실적 반전을 노리는 모습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086억 원, 영업이익 610억 원을 기록했다.


미샤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역시 연결기준 영업손실 150억 원, 당기순손실 154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6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이들 로드숍 브랜드는 면세점 채널과 서울 명동 등 관광상권에 위치한 로드숍 채널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70% 가까이 줄면서 충격이 컸다. 오프라인 가맹점 영업을 위주로 하다 보니 빠르게 변하는 뷰티 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서울 중구 명동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거리에 마스크팩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관련 업계는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한 강도 높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서는 한편, 온라인몰 개발과 함께 배달 등을 앞세워 중장기적 전략을 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창사 75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15년차 이상에게 근속연수+5개월치 급여를, 20년차 이상에겐 40개월치 급여 수준의 위로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2021년 1월 1일자 조직 개편을 실시하고 김승환 부사장(대표이사)을 신규 선임했다. 김 대표는 4년 6개월의 임기 끝에 물러나는 배동현(65) 대표에 비하면 14세나 젊다. 50대 젊은 대표를 전면에 세워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각 브랜드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성장을 다지고 가속화해 나갈 수 있도록 브랜드별 차별화된 조직 구성과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


중장기적 관점의 성장 기반을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 혁신상품 개발을 연구하고 구현하는 조직, 기술 혁신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생산 경쟁력 향상을 추진하는 조직 등도 신설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 들어 미샤·어퓨 통합 온라인몰인 '마이눙크닷컴'을 오픈하고 멀티브랜드숍 눙크를 강화하는 등 유통 채널 혁신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4월부터는 생활밀착형 O2O서비스 ‘김집사’와 협력해 미샤의 배달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킨푸드는 '네고왕'과 손잡고 파격적인 할인으로 신개념 마케팅을 도입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스킨푸드는 유근직 대표와 방송인 광희가 협상을 통해 오는 19일까지 전 품목을 7000원에 판매하는 네고를 이뤄냈다.


네고왕 사태로 주문 폭주가 일어나며 대부분 제품이 내년 1월17일 이후 출고가 가능해졌지만 브랜드 각인을 명확히 하고, 다시 한 번 흥행의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크다.


토니모리는 올해 창립 14주년을 맞아 신사업을 위해 인력 재배치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데 이어 디지털 혁신을 통한 '뷰티·헬스 플랫폼'으로의 재도약을 선언했다.


지난 7월에는 창립 14주년을 기념해 전사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고 자사 온라인몰에 뷰티 테크, 콘텐츠, 커뮤니티 등을 결합해 멀티 브랜드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는 홈쇼핑과 H&M스토어 채널을 확장하기 시작해 색조 브랜드 컨시크를 출시해 홈쇼핑에 론칭하고 더마브랜드 닥터오킴스를 론칭해 롭스에 입점시키는 등 신규 브랜드 론칭 및 유통채널 확장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업계를 둘러싼 환경으로 인한 한계점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이다. 가맹점과의 상생 문제 등으로 인해 온라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직접 발라보고 구입해야 하는 업계 특수성 역시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드샵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업계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며 “가맹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업 전략을 확연히 다르게 잡아 장기적인 상생을 도모하고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인 방안이 가맹점에서만 판매하는 전용 상품이다. 이를 온라인 전용 상품과 마찬가지로 하나씩 늘리는 방안을 검토"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 체험형 매장을 늘리는 등의 방안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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