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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지역 되기 전 집 사자”…부산의 거래량 폭주


입력 2020.11.18 05:00 수정 2020.11.17 17:18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이달 17일까지 부산 거래, 서울 8배 돌파

해운대·수영구 집값 1년전 보다 두배 상승

“땜질처방식 규제, 부작용만 키우는 꼴”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일대 모습 ⓒ연합뉴스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부산이 재건축·재개발 호재와 함께 집값과 거래량이 폭등하고 있다. 부산 아파트 거래량은 3개월 전부터 서울 거래량을 뛰어넘더니 이달에는 서울보다 약 8배 이상 많은 거래량을 기록하는 등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이 다시 규제지역으로 묶이기 전에 매수를 서두르자는 군중심리와 불안감이 폭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은 주택담보대출(LTV)이 최대 70%까지 가능하기에 서울 등 규제지역에 비해 집 사기가 더욱 수월하다. 서울 사례서 보듯 ‘지금이 아니면 집 살 기회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한 영향이라는 것이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7일까지 부산 아파트 거래량은 2964건으로 서울(355건) 거래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서울 거래량은 줄곧 부산을 앞섰으나, 지난 9월을 기점으로 부산이 5338건(9월), 9269건(10월)으로 서울 3771건(9월), 3621건(10월)을 추월했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전면 해제된 이후 거래량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6·17대책까지 피하게 된 이후 6월 거래량이 전월(3950건)대비 두 배 이상 뛴 8299건을 기록하면서 매매가까지 끌어올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산은 그동안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있고 비규제지역에 재개발·재건축 호재까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5년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 ⓒ돈보
지난 5년간 부산 아파트 거래량 ⓒ돈보

한국감정원 집계를 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는 6월 셋째 주부터 2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6주 동안은 0.12%, 0.18%, 0.23%, 0.30%, 0.37%, 0.56%로 상승폭이 더 거세졌다.


국토부 실거래가 조사에서도 부산지역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해운대구의 해운대자이2차 전용84㎡은 지난달 신고가인 13억5000만원(30층)에 거래됐다. 1년 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한달 전 같은평형(22층) 실거래가보다 1억 이상이 뛰었다.


해운대구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임대차2법 시행 후 전세품귀현상이 일어난 후 상승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전용84㎡ 역시 이달 15억27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억3000만~7억원에 거래되던 곳이다.


수영구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올해 거래에서 눈에 띄는 점은 외지인과 30~40대 젊은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규제지역으로 묶이기 전에 매매를 끝내자는 분위기도 있어 속도전이 붙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규제의 부작용이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권 책임연구원은 “규제는 더해지고 집값이 날로 급등하면서 지금 아니면 집을 사지 못한다는 조급한 분위기는 서울이나 부산 모두 같은 상황”이라며 “다만 대출이 막혀있는 서울에 비해 부산은 집을 사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 거래량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부산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또 다른 비규제지역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며 “땜질처방식의 규제는 부동산 과열 현상을 잡는 것이 아니라 부작용만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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