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거리 경쟁력 확보 위해선 LCC M&A 필수
코로나19 위기 극복…규모의 경제 실현 절실
“대형사 빅딜로 항공 재편 촉발 가능성 높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공식화 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수합병(M&A)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산업은행이 진에어·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단계적 통합을 예고한 만큼 속도가 더욱 붙을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이후 중단됐던 항공업계 재편이 ‘메가항공사’의 탄생으로 탄력을 받을 지 관심이다.
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산은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항공사의 결합이 LCC의 인수합병(M&A)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CC 역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산업구조 재편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M&A가 잇달아 무산됐던 만큼 이번 빅딜을 계기로 항공산업 재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실상 국제선이 막히면서 피인수기업들의 수익구조가 완전히 붕괴됐고 M&A에 부담으로 작용해 항공산업 재편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미 지난 몇 년간 국내 항공산업은 공급과잉이라는 안팎의 우려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이후 붕괴가 가속화 됐다. 이에 M&A 등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항공업의 경우 몸집을 키워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재 LCC 시장은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사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매각 무산 후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이스타항공과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을 포함하면 9개사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실제 한국(약 1003만 ha)보다 국토면적이 98배 넓은 미국(약 9억8315만 ha)의 LCC가 9개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3배 넓은 일본(약 3779만 ha)보다는 하나가 더 많다. 미국과 국토면적이 비슷한 14억 인구의 중국(약 9억6000만 ha)이 6개로 우리의 3분의 2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수다.
글로벌 항공업계가 대형사 위주로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현재 글로벌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쟁력 회복을 위해 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어프랑스가 네덜란드 KLM을, 독일 루프트한자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항공을 각각 인수하는 등 대형 M&A가 활발히 이뤄져 왔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LCC 입장에서도 빅2의 결합으로 중단거리에서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며 “국내 LCC 모두를 합칠지는 모르겠지만 대형사의 빅딜로 재편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