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노출해 직접적 홍보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탁월
소비자 입장에서 얻는 혜택도 ‘상당’…“새 홍보 창구로 각광”
유통업계가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유튜브 웹예능 콘텐츠 ‘네고왕’에 주목하고 있다. 제품을 노출해 직접적으로 홍보할 수 있을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개선 등 장점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 입장에서 얻는 혜택도 상당해 최근 유통업계의 새로운 홍보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유통업계는 유명 유튜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홍보에 나섰지만 일부 유투버의 뒷광고 논란이 확산되면서 제품을 적극 알리면서도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홍보 수단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 왔다.
그러다 최근 웹예능 프로그램 '네고왕'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네고왕은 진행자 황광희가 시민들과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특정 기업의 대표 등과 만나 가격 할인이나 이벤트 등의 내용을 협상(네고)하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하고 있다.
이 콘텐츠의 관전 포인트는 협상 과정이다. 협상하는 과정을 예능 형식으로 상세히 보여준다. 협상 결과도 파격적이지만 진행 과정이 더욱 흥미롭기 때문에 웹예능 임에도 불구하고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
소비자는 네고왕에서 진행자 광희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입담에 열광한다. 기업 대표를 만나 소비자의 입장을 전달하는 광희의 모습에 통쾌한 기분을 느낀다. 덤으로 파격적인 할인 행사 혜택을 누릴 수 있으니 싫어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방송을 통해 판매량이 껑충 뛰다보니 기업 입장에서도 실보다 득이 크다는 반응이다.
지난 8월7일 올라온 네고왕 1화에 출연한 제너시스BBQ는 네고왕과 협업해 1만8000원에 판매하는 '황금 올리브 치킨'에 치즈볼 2개를 추가해 7000원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영상 공개 후 첫 주말 매출은 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 증가했다.
매출 뿐만 아니라 30만명이었던 회원 수가 한 달 만에 250만명으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그간 배달 앱에 의존해야 했던 할인 행사를 자체 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 것이다.
GS리테일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지난달 9일 네고왕 출연 이후, GS25 앱 '더팝' 신규 회원 가입 수가 평상 시 대비 약 1268% 증가했다.
지난달 10일부터 13일까지 GS25에서 기록한 매출을 살펴보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에비앙, 컨디션CEO 등 네고왕 관련 행사 상품 매출이 약 105.2% 올랐다. 특히 컨디션CEO 매출은 282.5% 올랐다.
이미지 개선 효과 역시 쏠쏠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로모션 비용을 100% 본사가 부담해 이른바 ‘갑질’ 없는 광고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부담 없이 행사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특히, 소통을 원하는 최근 소비자들의 니즈와도 맞닿아 있다. 신제품을 출시할 때 본사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의견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과 달리 브랜드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제품 기능을 노골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통한다.
BBQ관계자는 “네고왕을 통해 역대 최고의 월 매출이 나오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며 “그간 1020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랐는데, 훅 다가갈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부정적 프레임으로 인해 BBQ를 찾지 않았던 소비자들도 몇 년만에 다시 시켜먹었다는 댓글이 연이어 달리는 등 옛날 이미지를 씻고 친근하게 다가갈수 있는 주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 유튜브, 유료 광고 표기 안해 '괘씸죄'로 낙인…"홍보창구 기능 잃어"
유통업계는 새로운 홍보 창구가 열렸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그간 유튜브 채널은 유통업계 홍보의 주요 창구로 자리매김 해왔다. 유튜버들은 대중적 관심과 인기가 높아 그들이 먹고, 들고, 입는 모든 것이 화제가 된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TV광고 보다 비용이 저렴할뿐 아니라 세밀한 타깃 설정이 가능하고, 소비자의 즉각적 반응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뒷광고를 적극 활용해 왔다.
그러나 유명인들이 업체로부터 지원·협찬을 받아 특정 제품을 홍보해놓고 시청자에게는 광고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사실이 하나 둘 드러나면서 ‘소비자 기만’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업체 신제품이 출시되면 유명 유튜버를 중심으로 광고나 협찬을 우선 진행했으나, 논란 이후 대중의 거부감을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네고왕의 경우 이전과 다르게 솔직한 것을 추구하는 요즘 세대들과 홍보 방식이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