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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퇴직연금시장 진출 2년…잔액 10조원 넘어섰다


입력 2020.10.30 06:00 수정 2020.10.30 10:32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퇴직연금 3대장’ 페퍼·OK·SBI 흥행 전면 나서…애큐온 등도 첫발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 앞세워 경쟁력 증명…"수신다변화 등 효과"

저축은행 퇴직연금 정기예금 잔액 규모가 이달 들어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저축은행이 퇴직연금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위탁금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진출 초기 흥행 자체에 반신반의했던 업계 분위기가 높은 금리 경쟁력을 기반으로 ‘승산이 있다’는 분위기로 탈바꿈하면서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이뤄졌고 그 결과 퇴직연금시장에 '메기'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와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저축은행 퇴직연금 정기예금 잔액 규모가 이달 들어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6조7000억원을 달성한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4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7월 잔액 규모가 9조7000억원을 넘어섰고, 이후로도 꾸준히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대략 30여곳이다.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적립금 운용 안정성과 원리금 지급 보장 차원에서 당국이 마련한 기준에 따라 신용등급 BBB-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A등급에 포진한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을 필두로 저마다 적격신용등급을 획득하는 한편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 각 제휴처를 기반으로 상품 운용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저축은행이 이처럼 빠르게 퇴직연금시장에 자리잡은 배경에는 대형저축은행, 그중에서도 ‘퇴직연금 3대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한 몫을 했다.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을 출시한 페퍼저축은행의 취급 규모는 28일 기준 1조7000억원 수준,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 퇴직연금 규모 역시 각각 1조4380억원과 1조313억원에 달한다. 3개 저축은행의 취급규모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후발주자들의 진출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자산규모 업계 6위인 애큐온저축은행이 신용등급(BBB) 획득 후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하며 퇴직연금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애큐온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확정급여형(DB형)의 경우 12개월 기준 2.3%(세전, 10월 기준), 확정기여형·개인형퇴직연금(DC/IRP형)은 2.05%(세전) 수준이다.


한편 저축은행들은 이같은 퇴직연금시장 저변 확대를 기반으로 수신 다변화와 안정적인 자금 운용 등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만 해서 (제휴사에) 넘겨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판관비 등 운용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며 “일반예금 대비 장기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는 안정적으로 자금 운용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오명을 썼던 퇴직연금시장에 저축은행이 뛰어들면서 일종의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금융당국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퇴직연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작년 말 기준 2.25%로 수년만에 2%대 진입에 성공했다. 이중 원리금보장형상품은 전년 대비 0.21%p 상승한 1.77%를 기록했다. 당국은 이같은 퇴직연금 수익률 상승 배경으로 '저축은행 예·적금 편입' 등을 꼽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예적금 상품과 달리 퇴직연금의 경우 규모가 크기 때문에 0.1%p 금리차도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결국 저축은행의 금리 경쟁력이 퇴직연금시장에 잘 녹아늘어 단기간에 정착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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