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개선, 업체 간 경쟁 심화, 냉동피자 시장 성장 등 해결 과제 산적
배달 비중 늘리고, 매장 경쟁력 높이기 위한 뷔페 전문매장 전환 등 대안 거론
30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은 미스터피자의 향후 행보에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각인된 갑질 브랜드라는 소비자 인식을 탈피해야 하는 것은 물론 업계 내 경쟁 심화와 냉동피자 시장 확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어떤 전략으로 사업에 나설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지난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MP그룹은 지난달 사모펀드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에 인수됐는데 페리카나가 이 사모펀드의 최대 출자자다.
지난 1990년 '이화여대 1호점' 오픈 이후 30년 만에 주인이 바뀐 셈이다.
미스터피자는 2009년 8월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1위업체로 승승장구했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며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하지만 2016년 정우현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에 이어 150억원대 횡령·배임으로 정 전 회장이 구속기소되면서 실적은 물론 가맹점 수도 빠르게 감소했다.
2017년 81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년 만인 2019년 618억원으로 24.2% 줄었고, 같은 기간 가맹점 수는 296개에서 235개로 20.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부터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지속된 실적 부진으로 경영권을 매각해 새 주인을 찾았지만 안팎의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현 업계 1위 도미노피자를 비롯해 피자헛, 피자마루, 피자스쿨 등도 매출액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소형 브랜드가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매출액과 수익성이 동시에 줄어드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것이다.
여기에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신세계푸드 등 식품업계 대표 주자들이 냉동피자 시장에 뛰어들면서 품질이 향상된 점도 피자 프랜차이즈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 들어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가성비가 앞세운 냉동피자 시장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을 잠식하면서 설 자리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갑질 브랜드라는 인식 개선이 급선무다. 페리카나가 미스터피자를 품게 되면서 어느 정도 해소될 수는 있지만, 당시 사건이 프랜차이즈 오너일가 갑질 논란을 일으킨 시발점으로 작용한 만큼 완전히 씻어내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미지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과 더불어 급격하게 성장하는 배달음식 시장을 겨냥해 매장 보다는 배달 중심 전략을 펼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의 경우 배달 및 포장 특화매장인 BSK(BBQ Smart Kitchen)를 론칭해 빠르게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 지난 6월22일 2개월 만에 신규 계약 건수가 100건을 넘었다. 면적이 적어 창업비용을 줄일 수 있고,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배달음식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이와 함께 그간 가맹점 매출을 올리는 데 톡톡한 공을 세운 피자뷔페 전문매장 전환에 대한 전망도 제기된다.
피자뷔페 매장은 갑질 및 배임‧횡령 이슈로 몸살을 앓던 2018년 처음 문을 열었다. 배달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높여 돌파구를 찾겠다는 역발상이 적중했다. 한때 뷔페 매장으로 전환한 매장 평균 매출이 50% 이상 증가하는 등 매출 신장에 한 몫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뷔페식당에 대한 영업중단 우려가 높은 만큼 대대적인 전환작업에 나서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