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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시대 개막⑤] 현대차 지배구조개편 ‘신의 한 수’ 나올까


입력 2020.10.14 11:18 수정 2020.10.14 11:20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순환출자구조 해소 ‘마지막 퍼즐’…지주사 전환 시나리오 등 관측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신임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공식적인 그룹 총수로 역할을 맡게 됐지만 낮은 지분율과 순환출자구조가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재계는 ‘정의선 중심 체제’를 본격화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을 꼽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대주주의 적은 지분을 바탕으로 한 순환출자구조로 짜여져 있어 언제든 외부 투기자본의 공격을 받을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이다.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정 신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현대차 0.62%, 기아차 1.74%, 현대모비스 0.32% 등이다. 현대글로비스(23.29%)와 현대엔지니어링(11.72%)을 제외하면 10%를 웃도는 곳이 없다. 정 신임 회장이 정몽구 전 회장의 지분을 승계한 이후 안정적인 승계를 위한 추가 지분 확보가 예상되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 정 신임 회장을 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과정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신임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현재 재계는 정 신임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가장 많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적극 활용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지난 2018년 3월 현대차그룹이 발표했던 지배구조개편안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 분할하기로 의결하고 현대글로비스에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려고 했다. 개편이 실행됐다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등 계열사로 단순화된다.


그러나 핵심계열사 지분을 대거 매입한 엘리엇 등 투기자본이 글로비스로부터 모비스가 충분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난색을 보였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도 반대 의견을 권고하면서 개편은 무산됐다.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을 재추진하기 위해서는 2년 동안 얼마만큼의 보완과 개선이 이뤄졌는지가 관건이다.


정 신임 회장이 2018년 “사업 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보완해 개선할 것”이라고 직접 밝힌 지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미 개선된 개편안의 윤곽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내놓았던 지배구조 개편안이 주주 반대로 철회된 적이 있는 만큼, 향후 정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서는 과정에서 주주친화적인 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를 각각 인적 분할해 3개 투자 부문을 합병하는 방안이다. 정 신임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보유 지분을 현대차홀딩스에 현물 출자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다만 지주사 전환 시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 처리 문제가 남아 쉽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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