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노출 의심 백신 포함 100만여명분 수거
접종차질 우려 확산
식약처 "이상 발견시 신고 요망"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일부에서 침전물이 발견돼 제약사가 자진 회수에 나섰다.
보건당국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최근 상온노출 백신으로 사회적 논란이 된 상황을 고려해 선제 조처로 전격적으로 리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61만명분의 물량을 회수하게 된 만큼 향후 접종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백신'의 인플루엔자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의 4개 제조단위 총 61만5000개를 해당 제조사가 자진 회수하도록 명령했다.
식약처는 경상북도 영덕군 한 보건소로부터 해당 백신 제품 안에서 백색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고 긴급 현장 조사와 추가 검사를 한 후 이런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에 따르면 백색 입자는 항원 단백질 응집체로 보이며, 주사부위 통증과 염증 등 국소작용 외에 안전성 우려는 낮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 백색 입자에 대한 성분 분석 결과 75㎛ 이상 입자는 단백질 99.7%, 실리콘 오일 0.3%로 확인됐다.
회수 대상 백신은 이날 기준 1만7812명에게 접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예방접종(NIP) 지원사업 대상자 7018명, 일반 유료접종자 1만794명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사례는 국소부위 통증이 1건 있었다.
유통 중 보관온도는 정상… 13일 예정된 예방접종 재개 차질 불가피
식약처는 콜드체인(냉장유통) 조사 결과 적합 기준인 2∼8℃를 벗어난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제조소로부터 한국백신 영업소까지 운송하는 동안 차량 온도기록(3.3∼6.1℃)과 운송 받은 날부터 수거일까지 냉장보관소 온도기록(3∼6℃)을 확인한 결과 모두 적정 온도에서 관리됐다는 설명이다.
제조사로부터 도매상을 거쳐 영덕군 보건소로 운송하는 동안의 온도기록(4.0∼6.1℃)도 모두 냉장유통 기준을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소 현장 점검 결과 한국백신은 올해 해당 품목 6개 제조단위 약 90만개를 생산했다. 6개 제조단위 중 2개는 A사, 4개는 B사의 주사기를 사용했으며, 이들 모두 이들 모두 미세 입자수가 기준치에는 적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4개 제조단위 61만5000여개에서 미세 입자수가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 이 중 2개 제조단위에서 백색 입자가 확인됐다.
앞서 정부는 유통 과정에서 독감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자 국가 독감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하고 백신 48만명분을 수거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일로 또다시 제조사가 60만명분 자진회수에 나서면서 당장 100만명 정도 되는 백신을 쓰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이번 물량에 대해 폐기 여부를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당장 오는 13일로 예정된 예방접종 재개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백신 접종 후 이상 발견 시 신고
식약처는 독감백신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인 어르신, 생후 6개월∼18세 어린이, 임신부 등은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보건소나 예방접종 도우미 누리집으로, 백신 유료접종자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누리집으로 신고해달라고 안내했다.
식약처는 또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잘 확인하고 사용 전에 충분히 흔들어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맨눈으로 살펴 변색이나 침전이 있을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