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올해 추석 극장가와 방송계의 풍경도 바꿔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큰 명절 중 하나인 추석에는 온 가족, 친척이 둘러앉아 즐겁게 볼 수 있는 특집 프로그램이 편성돼 왔다. 이번 추석에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편성된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사회적 분위기와 코로나19 위험성을 고려해 포맷들이 변화했다.
KBS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란 타이틀로 나훈아의 언택트 콘서트를 편성한다. 이번 공연은 나훈아 인생 최초의 언택트 공연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과거 많은 위기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한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힘을 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나훈아 역시 이 취지에 적극 공감해 공연을 기획했다. 이 공연은 신청자 중 선발된 1000명의 온라인 관객과 함께 오는 23일 KBS2를 통해 방송된다.
MBC의 명절 예능 '아이돌스타 선수권 대회'는 기존에 체육관에서 진행했지만 실내 종목을 전면 취소하고 '아이돌 멍멍 선수권대회'를 연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돌 스타들이 반려견과 함께 장애물 경기로 잔디밭이 깔린 야외에서 철저한 방역과 선수 간 거리두기에 집중해 진행 될 예정이다.
또 다른 종목은 E-스포츠다. E-스포츠는 각자 공간을 분리해 상황에 맞춰 방역된 부스에서 경기를 펼친다. MBC는 "철저한 방역과 관리를 통해 출연자 및 스태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모두가 안심하고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tvN은 추석 특집으로 보컬 베팅쇼 '올인'을 내놨다. 김성주가 MC를 맡았으며 작사가 김이나, 가수 케이윌, 뮤지, 홍진영 등은 평가 위원으로 합류했다. 김나영, 황제성, 이진호, 이이경, 오마이걸 승희가 도전자를 돕는 파트너로 출연할 예정이다.
현재 '올인'은 촬영을 마친 상태다. tvN 관계자는 "녹화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된 후라 내부 방역, 사전 마스크, 온도 체크 등 기본적인 방역 항목은 물론, 인사지침 안전기준에 따라 무사히 마쳤다"고 밝혔다. 현장은 방청객 없이 온라인 방청객들이 화상으로 호흡했다.
극장가도 여러 변화를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후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발걸음이 끊어지자 추석 대목을 노리던 대형 배급사들이 한 발짝 물러섰다.
추석 시즌 개봉을 노렸던 차승원, 김성균 주연의 '씽크홀'은 일찌감치 개봉을 미룬 바 있다. 240억 제작비가 투입된 송중기, 김태리 주연의 '승리호' 역시 당초 23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재확산세로 인해 개봉을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현재도 개봉 일정을 두고 논의 중이다.
이 자리에는 앞서 언급한 영화들과 비교해 제작비가 적게 투자된 '디바', '검객'이 들어갔다. 29일에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30일에는 '돌멩이'가 기다리고 있다.
'뮬란'이 추석 2주 전에 개봉하지만, 9월 개봉작 중 유일한 대작이다. 지난 4일 해외에서 디즈니+를 통해 공개돼 호평을 얻고 있는 '뮬란'이 국내에서도 개봉 후 반응이 좋다면 장기 흥행을 노려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각 배급사들의 기대작들이 연휴 특수를 취하려 개봉일 선점 눈치싸움을 벌였겠지만 현재는 개봉일을 미루고 추이를 살피느라 바쁜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긴 시간 동안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지지 못하고 있는 환경에서 시국에 발맞춰 내놓는 최선의 콘텐츠들이 명절의 즐거움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