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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임상춘 작가 확대하는 ‘공감대’ [작가 리와인드(157)]


입력 2025.03.23 13:29 수정 2025.03.23 13:2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청춘 로맨스부터 가족 드라마까지

보편적인 정서로 자아내는 공감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2014년 드라마 페스티벌 ‘내 인생의 혹’으로 데뷔한 임상춘 작가는 2016년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로 ‘코믹 가족극’의 매력을 보여줬었다. 이후 ‘쌈, 마이웨이’와 ‘동백꽃 필 무렵’으로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청춘 로맨스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동백꽃 필 무렵’은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임 작가를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르게 했다.


지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아이유 분)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박보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시대극으로, 웃음과 감동을 함께 선사 중이다.


ⓒ넷플릭스

◆ 보편적인 소재로 끌어내는 공감…‘유쾌’하고 ‘따뜻한’ 임 작가의 색깔


임 작가가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존재감을 인식시킨 작품은 ‘백희가 돌아왔다’였다. 조용한 섬 섬월도에서 과거의 스칼렛 오하라 양백희(강예원 분)가 신분 세탁 후 18년 만에 돌아온 이야기를 그린 4부작 드라마로, 짧지만 신선한 전개로 호평을 받으며 10%의 시청률을 넘겼던 것.


주인공 백희의 과거 파란만장하면서도 가슴 아픈 로맨스가 흥미를 유발하는 한편, 옥희(진지희 분)의 ‘아빠 찾기’ 여정이 또 다른 한 축을 차지하며 호기심을 자아냈다. 개성 넘치는 모녀의 이야기가 코믹하게 펼쳐지면서, 동시에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뭉클한 전개까지. 4부작이지만 ‘알찬’ 전개로 ‘단막극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었다.


‘쌈, 마이웨이’에서는 로맨스를 더 강화했다. 20년 지기 친구였던 동만(박서준 분)과 애라(김지원 분)가 함께 성장하며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 그리고 권태기에 접어든 6년 차 커플 주만(안재홍 분)과 설희(송하윤 분)의 현실 로맨스를 그린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에, 청춘 현실을 가미해 공감대를 강화했다.


ⓒ각 드라마 포스터

세상이 보기엔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 인생을 사는 청춘들의 팍팍한 현실을 포착, 젊은층의 지지를 받으며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에 남들이 뭐라고 하던 ‘나만의 길’을 걷는 네 청춘의 당찬 면모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은 것이 ‘쌈, 마이웨이’만의 매력이 됐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젊은층과 중·장년 시청자를 모두 아울렀다. 편견에 갇힌 싱글맘 동백(공효진 분)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 분)의 ‘직진’ 로맨스를 그려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 작품을 통해 임 작가도 ‘믿고 보는’ 작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구수한 사투리를 쓰며 동백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 용식과 술집을 운영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는 동백의 짠하면서도 당찬 매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동백꽃 필 무렵’만의 색다른 로맨스를 완성했다.


동백을 배척하면서도, 어려움에 처한 그는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용식 엄마 덕순(고두심 분)부터 동네 이웃 찬숙(김선영), 재영(김미화 분), 귀련(이선희 분)의 정감 가는 활약 등 중·장년 시청자도 함께 웃으며 볼 수 있는 ‘가족 드라마’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임 작가였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세대를 넘나들며 공감을 자아내는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임 작가만의 밝지만, 애틋하고 따뜻한 정서가 핵심이 되고 있다. 시대의 한계에 당차게 맞서는 애순과 그런 애순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며 응원하는 관식, 그리고 애순-관식의 희생을 바탕 삼아 성장하는 딸 금명의 서사 등 누구나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전개로 많은 이들에게 ‘인생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애순, 관식 그리고 금명과 영범(이준영 분), 충섭(김선호 분)의 달달하면서도 애틋한 로맨스가 중심 내용이지만, 그 바탕에 깔린 진한 ‘가족애’가 눈물샘을 자극한다. 보편적인 소재와 정서지만, 임 작가의 손을 거쳐 더 뭉클해진 ‘폭싹 속았수다’가 후반부 어떤 감동을 끌어낼지 기대가 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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