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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대선경선 득표율 뛰어넘은 이낙연…'文-李 동일체론' 주효


입력 2020.08.30 05:00 수정 2020.08.30 11:1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코로나 등 위기상황이 이낙연 안정감 부각

전임 이해찬 득표율 상회하는 압도적 득표

'文과 동일체' 강조, 레임덕 우려 잠재워

李 측 "文 대통령 잘 보좌하라는 뜻 해석"

더불어민주당 4차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정부와 동일체를 강조한 이낙연 후보가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자료사진) ⓒ뉴시스

예상된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었지만 결과는 더 압도적이었다. 이낙연 신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최종집계 60.77%를 득표했는데, 이는 이해찬 전 대표(42.88%)는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선경선 당시 득표율(57%)까지 뛰어넘는 수치다. 이 대표의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에 더해 친문 당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코로나 위기극복을 내세운 이 대표의 메시지에 당내 공감대가 컸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개호 의원은 2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예상보다 득표율이 더 나왔다"며 "위중한 상황일수록 민주당이 구심력과 힘을 가지고 국정을 이끌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민심이 당심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이 지역구인 한 재선의원도 "코로나와 수해 등 국가적으로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해 달라는 당원들의 명령이라고 본다"며 "당장 내 일상이 무너졌는데 다음 선거나 대선을 위한 전략적 판단 혹은 참신한 개혁을 생각할 겨를이 있었겠느냐. 위기극복을 잘 해낼 수 있는 후보자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초기부터 인지도와 지지율에서 앞서나가며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사실 당내에서는 다른 기류도 없지 않았다. 당대표가 되더라도 원사이드한 결과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것. 차기 당대표에 힘이 실리면 대통령 권력에 누수가 발생할 수 있고, 또다른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김부겸 후보 역시 당내 소중한 자원으로써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민주당의 전략통 의원은 "이낙연은 낙선하면 안 되고, 김부겸은 큰 표 차로 지면 위험하다"며 "이낙연이 근소하게 이기는 것이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했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원들은 전략투표에 상당히 훈련이 돼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춰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이 같은 여론에 맞춰 경쟁자인 김 후보는 재보선 승리와 정권재창출을 내세워 이 후보와 각을 세웠다. 영남지역 300만 표를 가져올 수 있는 자신이 적임자이며 '대선출마로 재보선 전 사퇴가 예상되는 후보는 불안하다'는 점을 집중 공략했다. 내년 재보선과 차기 대선을 고려하면 오히려 김부겸 카드가 유리한 측면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같은 전략은 거의 먹혀들지 못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이 대표의 '위기극복론'과 안정감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해 집권여당에 힘을 모아준 21대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이 전당대회까지 이어졌다"는 게 민주당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와 '동일체'임을 강조한 것이 당원들의 표심 굳히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레임덕 트라우마가 큰 당원들에게 차기 대선주자로서 불안감을 불식시켰다는 얘기다. 실제 이 대표는 전당대회 막판 "문재인 정부를 계승·보완 및 발전시키겠다"며 한 몸임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것은 문재인 정부를 잘 뒷받침하라는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도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문재인 정부와 이낙연은 함께가는 패키지이자 동일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레임덕이 올 수 있는 시점인데 차기 대선주자나 당대표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가면 혼란이 클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당원들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고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측면을 가장 크게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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