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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전성시대③] '마케팅'은 기본 '푸드테크'는 핵심


입력 2020.08.27 06:00 수정 2020.08.26 21:03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라스트마일 물류서비스 진화 가능성↑…“미래 기술 확보 중요”

배민 ‘푸드테크’에 집중…“단순 중개 넘어 IT 기술 기반 서비스 선도”


배민 라이더 ⓒ우아한형제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외식시장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영향력은 배가 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너도나도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쿠팡과 위메프오가 공격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선 가운데 네이버·카카오도 발을 들였다.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의 3강 구도로 철옹성 같던 업계가 이 같은 후발주자들의 선전으로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 앱은 소비자·라이더·입점업체가 생태계의 3대 핵심 축이다. 그러나 차별화 포인트가 수수료나 광고료 면제 할인과 같은 마케팅 정책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치킨게임’으로 종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승자독식의 시장에서 어느 한쪽이 백기를 들거나 퇴출될 때까지 경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딜리 드라이브 ⓒ우아한형제들
◇ 치킨게임 ‘그만’…“미래 경쟁력은 푸드테크”


이런 가운데 선두주자 배민은 푸드테크에 주목했다. 제2성장을 위한 도전 과제로 플랫폼 혁신과 함께 각종 푸드테크 첨단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디자인·마케팅을 잘 하는 회사’에서 ‘푸드테크 기업’으로의 혁신 천명한 것이다.


배민은 편리한 서비스와 결제 시스템을 갖춰 배달 앱 시장을 선점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번 혁신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외식 산업 인프라와 자영업자 IT 솔루션 등 기반 조성에 힘을 싣고 시장을 선도한다는 미래 전략을 세웠다.


지난 2017년을 기점으로 본격 배달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실내에서 실외로 로봇배달의 반경과 기술을 대폭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는 LG전자와 손잡고 배달로봇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 18일부터는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 ‘광교 앨리웨이’서 실외 로봇배달 시범 서비스도 개시했다. 로봇을 통한 실외 배달 서비스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실외 자율주행형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는 지난해 말 건국대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 공개 테스트에서 실제 학생들의 주문 2219건을 성공적으로 처리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내년 상반기에는 가게에서 집앞까지 배달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로봇이 아파트 상가내 있는 음식점의 음식을 건물 1층까지 직접 배달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배달원은 배달 시간 단축 등으로 배달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음식점주 입장에선 배달하기 어려운 근거리 배달을 대신해 매출 확대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배민 관계자는 “딜리드라이브의 안전 주행을 위해 단지 내 사람들의 이동경로 및 노면 상태를 일일이 확인해 사람이 많거나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곳에서는 저속으로 운행하도록 설계했다”며 “차량이 다니는 횡단보도에서는 우선 멈추고 단지 내 마련된 영상관제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로봇을 제어해 안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배민은 지난해 11월 실내 자율주행형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식당에 공급, 운영하는 렌탈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식당 로봇 상용화의 시작을 알렸다. 올해 6월을 기준으로 전국 68개 식당에 85대의 로봇이 공급돼 운용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약 300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음식을 더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을지, 더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없을지 등에 대한 즐거운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며 “주문 중개를 넘어 배달로봇 개발, AI 시스템 도입, 해외 진출 등 ‘푸드테크’ 기업을 지향하는 이유와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 배민 인수합병…“국내 스타트업 좋은 사례로 선례 남길 것”


배민이 배달 단순 중개를 넘어 푸드테크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배달 앱 업계 1위 배민과 글로벌 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와의 합병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번 배민의 인수합병 사례가 한국 스타트업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배달 앱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 4조8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국내 스타트업 M&A 사상 최대 규모다.


토종 스타트업이 창업 10년 만에 글로벌 자본으로부터 조 단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첫 번째 사례기 때문에 그 의미는 더 크다.


그동안 국내 스타트업이 M&A를 통해 엑시트에 성공한 사례는 최근 영국 CVC캐피털의 여기어때 인수, 미국 코그넥스의 수아랩 인수 정도에 불과했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 산업이 성장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성장, 회수 그리고 재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배민의 엑시트는 국내 스타트업 위상을 높이고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재투자 기회를 창출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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