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콜 공략해 홈런.. 좌완 상대할 때 감독의 교체 지시
스위치타자 변신 과정이 좌타석에 악영향 미쳤다고 판단한 듯
홈런을 터뜨린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이 팀을 위해 좌타석에만 전념한다.
최지만은 2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5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1안타는 홈런(시즌 2호)이다. 이날 홈런은 지난달 27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이후 무려 19경기 만이다. 당시에는 좌완 앤서니 케이에게 우타석에서 좌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9년 총액 3억 2400만 달러(약 3838억원)의 거액을 받은 게릿 콜을 상대로 빼앗은 홈런이라 더욱 값지다. 콜은 올 시즌에도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76로 순항해왔지만 최지만에게 또 맞았다.
0-0 맞선 2회초 1사 후 좌타석에 선 최지만은 콜의 시속 140km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측 펜스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다. 최지만에게 홈런을 얻어맞은 콜은 타구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최지만은 콜을 상대로 통산 10타수 6안타(타율 0.600) 2홈런(2루타 3개) OPS 2.167로 천적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후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6회에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랐다.
콜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맞이한 8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최지만은 좌완 잭 브리튼을 상대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탬파베이 캐시 감독은 최지만을 불러들이고 브로소를 대타로 투입했다. 올 시즌 좌완 투수와 대결할 때 우타석으로 이동했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류현진을 상대로 개막전에서 2루타를 뽑았던 브로소는 브리튼을 상대로도 결승타를 만들며 좌완을 상대로 4할을 넘는 타율을 기록했다.
최지만을 스위치 히터로 활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다. 콜을 상대로 홈런을 때렸지만 최지만은 현재 슬럼프에 빠져 있다. 스위치히터로의 변신 과정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경기 후 최지만은 MLB.com을 통해 "지금은 팀을 돕고 싶다. 좌타자로서 타격에 집중하고 싶다. 모든 과정이 다소 급했다"며 “우타석에서의 스윙이 밸런스를 약간 흔들리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좌투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위치 타자에 다시 도전했다. 시즌을 앞두고 연습경기에서 우타석에 몇 차례 들어섰던 최지만은 정규시즌 경기에서도 스위치 타자로 우타석에 들어섰다. 정규시즌 첫 우타석에서 홈런까지 뽑아 스위치 타자 변신에 대한 기대는 고조됐다.
그러나 우타석에서 쾌조의 타격감은 이어가지 못했고, 좌타석마저 가라앉았다. 최지만의 타율이 1할대까지 하락한 것은 스위치 타자로 변신하는 과정이 일으킨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좌타석에서 콜을 상대로 홈런을 뽑아낸 이날 최지만은 스위치 타자에 대한 관심을 잠시 끄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