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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드려요"…3명 중 2명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에 당했다


입력 2020.08.10 12:00 수정 2020.08.10 12:04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금감원, 3년 간 보이스피싱 피해 빅데이터 분석 결과 '대출빙자' 취약

신용도 낮을수록 '대출빙자' 취약…피해자금 절반은 '카드사'서 마련

금융감독원이 최근 3년 간 보이스피싱 피해자 13만5000명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한 결과 피해자 3명 중 2명은 대출빙자형 사기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픽사베이

금융감독원이 최근 3년 간 보이스피싱 피해자 13만5000명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피해자 3명 중 2명은 대출빙자형 사기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검찰이나 금감원 직원을 사칭하던 '사칭형'에서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노리는 범죄 양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10일 금감원이 발표한 '보이스피싱 피해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금감원에 보이스피싱 피해구제를 신청한 피해자(13만5000명) 가운데 대출빙자형 피해자 비중은 76.7% 수준인 10만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칭형 범죄는 나머지 23.3%(3만1000명)를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금감원 측은 "2016년 이후 전체 피해에서 대출빙자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칭형보다 높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카톡 등을 활용한 메신저피싱의 경우 2018년 이후 증가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연령대 별로는 50대 피해자 비중이 범행 유형을 막론하고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빙자형의 경우 50대 피해자 비중이 33.2%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31.4%)와 30대(16.1%)가 그 뒤를 이었다. 사칭형 범죄 역시 50대 비중이 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대(24.3%)와 40대(13.6%), 20대(12.3%) 순으로 나타났다. 메신저피싱에 가장 취약한 연령층 역시 50대 이상(74.5%)로 나타났다.


피해자 성별 비중은 남성(51.6%)과 여성(48.4%)이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대출빙자형피해의 경우 남성 비중이 높았고, 사칭형과 메신저피싱에서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것이 감독당국 분석이다.


신용등급 별로도 피해유형이 엇갈렸다. 검찰과 같은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하는 '사칭형 범죄'의 경우 1~3등급 수준의 고신용 피해자(65.1%)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저신용자 피해는 6.1%에 불과했다. 반면 '대출을 해주겠다'며 속이는 대출빙자형 범죄의 경우 저신용자(58.8%)와 중신용자(36.4%)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해당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피해금 이체일 기준 3일 내에 금융권에서 받은 신규대출 규모는 2893억원으로, 이 금액 대부분 대출빙자형 피해자의 대출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빙자형의 경우 카드사(29.1%) 비중이 가장 높았고 저축은행(23.4%)과 대부업(19.1%)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측은 "대출빙자형 피해자의 경우 신규대출 이용 금융회사가 과거 대부업에서 카드사나 캐피탈 등 여전사로 이동하는 추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같은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업무강화를 위해 각 금융회사별로 사기유형별 피해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주의 및 피해예방방법을 안내하는 등 맞춤형 안내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고객 피해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카드사 등 2금융권 대출 취급 시 보이스피싱 예방 문진을 강화하고 잠재 취약고객을 중심으로 금융회사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해 피해예방기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40대와 50대의 경우 대출빙자형, 50대 이상 여성에 대해서는 사칭형 보이스피싱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피해자 속성을 반영한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와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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