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방송 뷰] 코로나19 타고 넘쳐나는 '쿡방', 진화는 '글쎄'


입력 2020.08.08 10:10 수정 2020.08.08 10:16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생방송 콘셉트 등 다양한 시도

시청률·화제성 기대 못 미쳐

'백파더'ⓒMBC

'쿡방'(요리하는 예능)은 방송계 단골 소재다. 하나가 성공하면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잊을 만하면 또 안방문을 두드린다. 유튜브를 통해서도 언제 어디서나 '쿡방'을 만날 수 있는 시대다. 방송계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집콕'족을 노리는 '쿡방'을 또 선보이고 있다.


실시간 생중계되는 요리 수업 콘셉트의 MBC '백파더'·올리브 '집쿡라이브'를 비롯해 '제로 웨이스트'(음식물을 남기지 않는다는 뜻) 개념을 더한 올리브 '식벤져스'가 그 주인공이다. '쿡방'의 홍수 속에서 다른 콘셉트를 내세운 점은 신선하지만, 화제성과 시청자들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백파더'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개그맨 양세형이 '요알못'(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시청자)들과 생방송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요리의 기본기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생방송인 터라 강점과 약점이 분명하다. 기대를 안고 출발한 첫 방송은 산만한 연출과 전개 때문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화면 구성도 몰입을 힘들게 했다. '요알못'들이 질문을 쏟아내면서 말소리가 겹치고, 백종원이 답을 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식벤져스'ⓒ올리브

장점도 있다. 다양한 레시피를 시청자들과 실시간 소통으로 선보인다는 것이다. '요알못'들이 백파더의 레시피를 따라 요리하는 모습이 재미를 준다. 요리하다가 음식을 다 태워 먹은 시청자, 요리를 후딱 하는 시청자, 시골에 사는 '요알못' 할아버지 등 개성 넘치는 시청자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백파더'는 확장판을 통해서도 생방송에 다 담지 못한 뒷이야기를 전한다. 백종원은 "생방송은 요리 못하시는 분들만 보시고, 확장판은 성격 급한 분들이 보시면 된다"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백종원의 다른 쿡방에 비해 화제성은 낮지만, 시청률은 상승세다. 6월 20일 첫 방송에서 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은 시청률은 상승세를 타다 최근 방송에서 4.4%를 나타냈다.


조세호와 규현이 이끄는 올리브 '집쿡라이브'는 이연복, 남성렬, 정호영 등 스타 셰프가 쿠킹 클래스를 열어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백파더'처럼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방송이 예상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셰프들은 60분이라는 시간 동안 수강생들을 가르쳐야 한다. 한정된 시간 때문에 셰프들도 당황하고 규현, 조세호가 요리 순서를 착각해 전혀 다른 레시피의 요리를 만들어 웃음을 유발한다.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셰프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셰프들은 시간을 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도 한다.


'집쿡라이브'는 '백파더'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생방송을 이끌고 있지만 화제성은 '백파더'보다 약하다. 방송이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이 프로그램을 모르는 시청자들도 많다. 스타 셰프와 규현, 조세호 등 인기 예능인들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배우 봉태규, 문가영이 출연한 올리브 '식벤져스'는 요리사들이 국내 각지의 남겨진 식자재를 활용해 신메뉴를 선보이는 제로 웨이스트 푸드 예능물이다. 남는 것을 버리는 순간의 편안함 대신, 고민을 통해 쓰레기 낭비를 줄임으로써 조금은 어렵지만 의미 있는 친환경 가치 실현에 도전하는 콘셉트는 의미 있었다. 파뿌리, 양파 껍질 등 평소라면 자연스럽게 버려졌을 식자재가 파기름이 되고, 메인 요리에 쓰이지 않는 계란 흰자가 바삭한 만두피로 변신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출연진이 입을 모아 말할 만큼 '선한 영향력'을 가진 프로그램이지만, 0%대 시청률로 종영하며 참신한 기획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쿡방'은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다. 하지만 이전부터 '쿡방'을 물리도록 봐왔던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려면 제작진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