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추가 확진자들 속출하면서 경기일정 취소 확대
사무국 안일한 대처와 사태 인식에 선수들 질타 이어져
마이애미 말린스 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도 2경기 취소만으로 일정을 강행하려한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추가 취소를 확정해 발표했다.
29일(한국시각) 미국 CBS스포츠에 따르면, 마이애미 선수단에서 4명의 선수가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마이애미는 33명의 원정 선수단 중 코로나 확진자가 15명에 이른다. 코치진까지 포함하면 최근 며칠 사이에만 1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셈이다.
마이애미는 감염 선수를 부상자 명단(IL)에 올리는 등 급작스럽게 로스터를 변경했다. 심지어 팀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 로하스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상태다. 로하스는 올 시즌 필라델피아 원정 3연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NL 타율과 OPS 1위에 올라있는 타자다.
확산 우려가 큰 지역이 류현진이 활약하고 있는 동부지구라 한국 야구팬들의 걱정도 크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도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28일 MLB네트워크를 통해 “긍정적인 일은 아니지만, 악몽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규시즌을 일시 중단하거나 취소할 계획은 없다. 마이애미 선수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결과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볼티모어와의 경기는 재개된다”며 “코로나19 관련 프로토콜에 따라 마이애미 구단이 현재의 상황을 적절히 통제할 것으로 믿는다”고 낙관했다.
선수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가는데, 사무국은 리그 강행 의지를 고수해 논란이 일었다. 현지언론들은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터졌음에도 2경기만 연기하고 리그를 강행하는 미온적 대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MLB 사무국은 이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자 당혹스러운 반응을 감추지 못하면서 마이애미의 경기일정 취소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마이애미는 8월 4일까지 경기를 열지 못한다. 볼티모어와 4연전, 워싱턴과 3연전 일정도 연기됐다. 필라델피아는 8월 1일까지 뉴욕 양키스와의 4연전이 취소됐다. 대신 양키스와 볼티모어는 30~31일 2연전을 가진다. 일정이 뒤엉키고 있다.
이에 앞서 류현진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연전 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워싱턴 선수단은 자체 투표를 통해 이번 주 마이애미 말린스 원정경기 거부를 결정했다. 지난해 워싱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마르티네스 감독도 “(이런 상황에 마이애미 원정은)정말 두렵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9월 심장 치료로 인해 정규시즌에서도 몇 경기 결장한 바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렌테리아 감독은 코로나19 의심 증세로 팀에서 이탈한 상태다.
연일 감염 선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감염자를 차단하는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집단 감염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마이애미는 22~23일 애틀랜타와 시범경기를 가졌다. 애틀랜타는 뉴욕 메츠와 개막시리즈를 치렀다. 마이애미 선수로부터 애틀랜타 선수가 감염됐다면, 메츠 선수들도 위험하다. 메츠도 또 다른 팀과 경기했기 때문에 확산 속도는 더 빠를 수 있다. 경기에 나서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우려로 올 시즌을 포기한 좌완 데이비드 프라이스(LA다저스)도 SNS를 통해 “MLB 사무국이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지 않는다”며 “올 시즌 집에 있기로 한 이유 중 하나”라고 질타했다.
60경기 축소 일정으로 진행되는 시즌에 벌써 경기들이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모두의 우려 속에 강행한 2020시즌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팬들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