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직구장 입장한 관중들 대다수 1루에 집중
거리두기와 거리 있는 좌석배치..롯데도 인정하고 재배치 결정
롯데 자이언츠가 홈 팬들을 처음 맞이한 날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인정하며 29일부터 재예매를 실시한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서 개막 후 처음으로 관중을 받았다. 지난 26일부터 프로 스포츠 관중 10% 입장이 허용된 이후 가진 첫 홈경기다. 전체 좌석의 10%인 2450석을 개방했고, 궂은 날씨 탓에 1000여 명만 입장했다.
환경 보호를 위해 특유의 ‘봉다리 응원’이나 비말에 의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해 목청껏 응원가를 불러댔던 ‘사직 노래방’도 가동을 멈췄다. 야구 관람에서 백미인 ‘치맥(치킨+맥주)’도 관람석에서 즐길 수 없었지만 모처럼 기회를 잡은 ‘직관’에 야구팬들 표정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문제는 응원 단상이 있는 1루 측 좌석에 관중이 밀집됐다는 점이다. 누가 봐도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거리가 있는 좌석 배치다. 롯데는 비지정석인 외야석은 판매를 하지 않았고, 1루 내야석과 중앙석, 3루 쪽 익사이팅석만 오픈했다.
관중들이 한 칸씩 간격을 두고 앉긴 했지만 1루 내야 쪽에 밀집되다보니 걱정은 떠나지 않았다. 좌석 앞뒤 간격만 봐도 잠실-고척-수원의 모양새와는 분명 달랐다.
입장 관중 대다수가 1루 내야석에 자리했다. 양옆과 앞뒤로 한 칸씩 비우고 앉기는 했지만 관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수준이다. 관중 통제 구역에 안내요원을 집중 배치했다고는 하지만 모든 좌석을 개방하고 경기진행요원을 적절하게 배치했던 다른 구단들의 방식을 떠올리면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롯데 측의 빠른 인정이다.
29일 경기부터는 지정석이 아닌 외야를 제외한 전 좌석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28일 홈경기 입장 관중 좌석 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흡하다고 판단, 29일 홈경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관람 지침을 보다 엄격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월29일~8월2일 예매를 일괄 취소한 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좌석 재배치를 마친 뒤 해당 경기에 대한 재예매를 진행한다.
선수단 무더기 확진에도 3경기만 취소하고 리그를 강행하는 메이저리그(MLB)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동참하고 있는 KBO리그가 올 시즌 ‘직관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한 곳에서의 작은 판단 착오도 용인될 수 없다. 누구 하나의 잘못이 리그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놓아서는 안 된다.
한편, 롯데 타선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9회말까지 기다린 팬들에게 화끈하게 보답했다.
NC가 9-8 앞선 9회초 1사 상황에서 폭우가 쏟아져 1시간 이상 경기가 중단됐다. 강우콜드게임 패배 위기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팬들 앞에서 롯데는 9회말 2사 후 터진 정훈의 극적인 3점 홈런으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11-9)를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