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1회 5실점 강판
굴욕투 자책하면서도 다음날 경기 지명타자 출전 대비
시즌 첫 등판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강판된 오타니 쇼헤이(26·LA 에인절스)가 마음을 추슬렀다.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O.co 콜리세움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선발 등판, 1회말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3피안타 3볼넷 5실점 난조를 보이고 강판됐다. 한 경기 5실점은 MLB 진출 후 최다 기록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무한대.
오타니가 던진 30개의 공에 단 한 차례도 헛스윙은 없었다. 포심의 구속은 떨어졌고 스플리터는 밋밋했다. 상대팀 오클랜드 밥 멜빈 감독도 더그아웃에서 오타니 투구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두타자 마커스 세미안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오타니는 로레노-채프먼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시즌 첫 실점을 기록했다.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오타니를 다독였지만 소용없었다. 스피드까지 146km로 떨어지면서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3점을 더 내준 오타니는 6연속 출루를 허용한 뒤 공을 넘기고 마운드를 떠났다. 바뀐 투수가 병살타를 유도했지만 3루주자가 홈을 밟아 오타니의 실점은 5로 늘었다.
예상 밖 난조에 LA 에인절스 벤치도 적잖게 당황했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안드리스가 5.2이닝을 소화, 사실상 선발투수 역할을 했다.
팔꿈치 수술로 인해 지난해 타자로만 출전했던 오타니는 2018년 9월 이후 모처럼 마운드에 섰지만 데뷔시즌 160km를 상회했던 구속은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구속이 오르는 투수가 많은데 오타니는 달랐다. 제구도 되지 않아 볼넷만 남발하다 공을 빼앗겼다. 시즌을 앞두고 가진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도 두 자릿수 볼넷을 허용했다.
17분 만에 끝난 허무한 투수 복귀전에 일본 언론의 실망한 반응 만큼이나 오타니도 자신의 굴욕투를 자책했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오타니는 화상 인터뷰에서 “잘 풀리지 않았다.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도 “다른 경기도 있다. (28일 타자로)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상황에서 오타니를 강판한 것에 대해 조 매든 감독은 “더 던진다고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몸 상태에도 이상은 없었다”고 교체 배경을 밝히며 다음 경기 지명타자 출전 여부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AL 신인왕에 선정된 2018시즌 오타니는 타자로 104경기 타율 0.285(326타수 93안타) 22홈런 61타점을 올렸다. 수술 여파로 타자로만 활약한 지난 시즌에도 106경기 타율 0.286(384타수 110안타) 18홈런 62타점의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전날 경기에서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5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뽑았고, 이후 타석에서도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야수들에게 잡혔다. 연장 10회말 승부치기에서는 주자로 나서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한편, 오타니 난조로 출발한 LA 에인절스는 트라웃의 3점 홈런과 희생플라이를 묶어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4-6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