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 강한 IP 덕에 여전히 건재…“유저 충성도 높아”
위험부담 큰 PC보다는 모바일에 투자…경쟁력 악화
신작 게임 유입 급감…빈자리 채운 외산게임 영향력↑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노장 게임들이 여전히 국내 PC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지적재산권(IP)과 기존 이용자들의 높은 충성도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시적인 ‘레트로’ 열풍 영향이 아닌 신작 가뭄으로 인한 시장 고착화 영향이 큰 탓에 국내 게임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7월 3주차 기준 상위 10개 중 6개의 게임이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 2009년 글로벌 출시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리그오브레전드가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넥슨의 서든어택(2005년)이 5위, 메이플스토리(2003년)가 6위, 던전앤파이터(2005년)가 7위를 기록했다.
출시 23년차를 맞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1998년)도 8위를 기록하며 아직까지 건재함을 과시했다. 동사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2004년)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업계에선 이를 두고 과거에 나온 게임들의 IP가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PC온라인 게임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게임사들이 스토리와 음향 등 비주얼 외적인 요소에 상당한 공을 들였고 이는 지속성 강한 IP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도 “최근 성공한 모바일 게임 대부분이 과거 유명 PC온라인게임의 IP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만 보더라도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게임산업의 무게중심이 모바일로 옮겨간 현 상황에선 이러한 IP의 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게임업계 빅3인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PC온라인 게임 시절 크게 흥행했던 게임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 제작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기존 IP를 활용한 만큼 제작기간이 단축돼 비용절감 효과가 크고 흥행 또한 보장되기 때문이다. 반면 대작 PC게임 제작의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은 물론 5년 이상의 제작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흥행에 대한 위험부담은 크기 때문에 게임사들이 선뜻 나서기 힘들다는 게 게임사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시장으로 대부분 옮겨가면서 한국 PC게임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그 빈자리를 외산 게임들이 메꿔 나가면서 이들의 영향력은 확대되는 추세다. PC방 점유율 상위 10개 게임 중 6개가 라이엇과 블리자드 등 글로벌 업체가 서비스하는 게임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PC온라인 게임 개발에 소극적이다 보니 신작 유입이 적은 상황”이라며 “이를 해외 유명 게임들이 메꾸면서 국내 PC게임 시장 장악력을 높혀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PC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이름을 날렸던 시기와 비교하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