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인터뷰] 진성준 "전략통 아닌 정책통 되고파"


입력 2020.06.14 05:00 수정 2020.06.14 05:38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거대여당으로서 국정책임 핑계 못 대"

"민주당, 정부견제와 견인 잘 해 왔다"

"야당 법사위원장 관행 따를 필요 없다"

"다음 대통령 선거 맞춰 개헌 통과돼야"

데일리안과 인터뷰하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진성준 의원(재선·서울 강서을)은 21대 국회에 새로 진입한 민주당 국회의원 중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인물로 꼽힌다. 당선자 신분일 때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대변인을 맡았고, 김영진 의원이 원내수석으로 이동하며 공석이 된 당 전략기획위원장에 발탁됐다. 전략기획위원장만 횟수로 네 번째다.


또한 최근에는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간사로 합류했고 전준위 내 기획분과 위원장을 맡았다. 코로나19라는 중대한 국면에서 민주당이 제대로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진 의원에 대한 당의 신뢰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자타가 공인하는 ‘전략통’으로 꼽히지만 앞으로는 ‘정책통’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게 진 의원의 소망이다. 당직자 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중앙 정치무대에서 활약했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하며 지역정치인으로의 변신에 한 차례 실패했었다. 21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정치인으로 국회에 들어온 만큼, 정책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4년 만에 의원회관 자리로 복귀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떠한가.


"국회 재수생이니까 기쁨이 다른 사람보다 더 크다. 29살 때부터 국회에서 실무진으로 일했는데, 그때부터 4년 전에 떨어질 때까지 국회를 떠나본 적이 없다. 4년 만에 돌아왔는데, 마치 고향집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다."


-코로나국난극복위원회 대변인, 당 전략기획위원장,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간사까지 복귀하자마자 많은 일을 맡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맡아서 진행 중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전략기획위원장은 정세에 대해서 판단하고 제기되는 이슈에 대해서 당의 기본 입장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한 발 앞서서 판단하는 곳이다. 전에도 전략기획위원장 일을 여러차례 해 왔는데 그것도 전문성이라고 인정해주셔서 그런지 이번에 당선되자마자 전략기획위원장으로 다시 부름을 받게 됐다. 소임을 잘 감당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해찬 지도부 임기가 세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인데, 전당대회준비위를 통해서 전당대회를 잘 치러내는 것이 마지막 과제다. 그것을 준비하는 일을 맡았다. 이번 전당대회의 큰 방향은 이해찬 대표가 평소에 강조했던 것처럼 유능한 현대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집권여당으로 176석의 거대의석을 갖게 됐다. 국정을 책임지고 이끌 집권여당으로서 핑계를 댈 수 없는 상황이다. 유능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진압된 뒤에도 새로운 시대 열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하지만 어떤 양상일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누구도 가보지 않는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유능함이 필요한 시기다. 전당대회를 통해 유능함을 어떻게 갖추고 드러낼지가 중요하다."


-현대화된 정당의 의미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아이디어들이 있다면.


"지금은 모색하는 단계여서 구체적인 내용 소개는 조금 어렵다. 다만 정당은 본래 국민과 국가 사이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국민이 국정에 참여할 수 없고 대표자를 선출하는데 대의민주주의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재가 정당이다.


우리 정당을 돌아보면 본래적 기능을 수행하는데 부족한 모습들이 많았다. 과거에는 총재 1인 중심으로 모인 정당이었고, 점차 발전해가며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지만 지역연고로 정치세력이 형성됐다. 그런 한계를 넘어 이념과 노선 중심으로 정당이 발전할 수 있도록, 본래적 의미의 정당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를 ‘현대화하겠다’는 말로 집약할 수 있겠다.


그간에도 온라인 상으로 당원들과 소통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플랫폼도 만들었고, 노력들을 해왔다. 더 발전시켜야할 과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전당대회 준비위에서 논의해 (결과물을) 도출하게 될 것이다."


-청와대나 민주당에서는 '직접민주주의'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것과는 맥락이 다른 것인가.


"국민의 정치 참여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또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국민의 직접적인 정치참여를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법적 체계를 갖추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직접민주주의의 흐름이 기존 대의민주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나 대의민주주의를 기본으로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는 한계를 직접민주주의로 보완하자는 얘기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대 국회의 화두는 '협치'였다. 그런데 21대 국회 들어와서는 민주당에서 '협치'라는 말을 좀처럼 듣기 힘들다. 요즘에는 '일하는 국회'를 주로 언급하는데, 야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힘자랑 혹은 독주처럼 비춰질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지금도 협상은 계속하고 있고, 대화와 타협으로 국회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협치라는) 대의 때문에 정작 국회가 할 일을 못하고 심지어는 몸싸움 벌이면서 식물국회를 넘은 동물국회라는 평가를 20대 국회가 듣지 않았나. 대화와 타협을 내세웠지만 이면에는 당략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협치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국회가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그 다음 대화와 타협을 하자는 거다."


-법사위원장을 놓고 원구성 협상의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여당 견제차원에서 법사위를 야당이 가져가는 게 맞지 않나. 민주당도 야당시절 같은 주장을 했었다.


"삼권분립 정신이라고 하는게 야당이 정부견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 즉 입법부가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라는 것이다. 삼권분립 정신에서 나오는 감시 견제는 야당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회의 임무다.


민주당도 과거 야당시절에 법사위원장직 차지하고 지금의 야당 입장에서 봤을 때 ‘발목잡았던 게 아니냐’고 하는데 없지 않았다. 문제는 우리가 야당일 때 당리당략에 따라 법사위원장을 이용해 법안심사처리를 지연하고 발목잡은 게 아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통과시키기 어렵다 생각했기 때문에 했던 것이다. 그것이 관행이라고 해서 유지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잘못된 관행은 청산하고 새로운 관행과 질서를 세울 때가 됐다.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명제 속에서 견제와 감시 또는 대화와 타협이 나오는 것이다. 전제를 무시한 채 과거 관행이라고 해서 따라야 한다는 것은 시대와 동떨어진 요구다."


-집권여당이 정부를 견제했던 때가 얼마나 있었나. 오히려 정부와 일심동체가 돼서 가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그렇게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당의 모습들을 돌이켜 보면 정부 방침을 받고 뒷받침한 게 아니라 당이 정부를 선도해왔다. 대표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범위를 정부는 소득하위 70%를 가져왔는데 당이 100%로 확대하도록 견인했다.


감시하고 견제한다는 것이 비판만 하는게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위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것도 있다. 추경안 규모도 당초 정부가 편성한 안을 대폭 확대해왔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해야 한다는 당의 방침이 있어서 그 입장을 관철시켰다. 집권 여당으로서 민주당이 잘 견제하고 심지어는 견인까지 해왔다고 생각한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앞으로는 ‘전략통이 아니라 정책통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무슨 의미인가.


"선거시기에 많은 지역 공약들을 했다. 그 공약을 차질 없이 이행하려면 정책통이 돼야 겠다는 생각이다. 김포공항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1호 공약이다. 강서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마곡 첨단 연구단지와 함께 김포공항을 주민친화형 국제공항으로 업그레이드 해서 시너지를 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일은 정부의 항공정책을 크게 바꾸는 일이다. 정책통이 되지 않으면 정부를 설득해서 방향전환을 이뤄내기 어렵다."


-개별의원들 입장에서는 상임위 배치도 큰 관심사항이다. 공약을 보면 국토교통위로 꼭 가야할 것 같다.


"국토교통위에 배치되면 참 좋겠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국토위 배치해줄 것을 호소할 생각이다. 물론 필요에 의해서 다른 상임위에 배치된다면 당인으로서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토교통부 장관 한 번 만나서 해결할 것을 두 세 번 만나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겠지만 발품 팔아서 정부를 설득해 결실 맺겠다."


-지방자치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했고 청와대에서 헌법개정안을 준비하면서 지방자치가 크게 확대되고 강화되야 한다는 철학을 갖게 됐다. 헌법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채 좌절되서 큰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획기적으로 강화되야 주민의 정치참여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될 수 있다. 서울과 지방 간 격차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데, 중앙정부의 몫을 지방으로 달라고 호소하는 식으로는 안 된다. 지방이 자체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자치를 신장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철학이고 추진해야할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헌법개정안 이야기가 나왔는데, 21대 국회에서는 과연 개헌이 이뤄질 수 있을까.


"지금은 코로나10를 극복하고 이후를 대비하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2년 쯤 후에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따라서 개헌문제가 논의될 수밖에 없는 정치적 시기가 온다고 본다. 그런 상황이 오면 이번 기회에는 꼭 통과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으로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국회의원이 돼서 기분은 좋지만 동시에 두렵기도 하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고 있고 이것을 극복하면서 더 한 단계 높은 국가와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례가 있는 게 아니어서 우리 스스로 길을 만들고 모범이 되도록 해야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


대통령은 선도국가로의 발돋움을 말했다. 선도국가 진입이라는 큰 과제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다. 핑계될 수 없는 압도적 다수의석을 가졌는데 시대적 과제와 소명을 감당하는 유능함을 보여야 한다. 통일된 의견들 만들어내고 국정 끌어가는 지도력 발휘하지 못한다면 국민적 심판을 받을 수 있다. 시대적인 소명과 과제를 잘 감당했다고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그게 제 목표다."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정계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