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여파로 자가격리 가능성 제기돼
잠행 17일째…통상 잠복기 14일 이미 지나
최고지도자 위상 감안하면 '특별 사례' 감안해 치료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변과 관련한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언제쯤 공개활동을 재개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김 위원장 신변에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일각의 추측대로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자가격리를 이어가고 있다면 잠복기 등을 감안해 등장 시기를 유추해볼 수 있다는 평가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김 위원장 잠행'과 관련해 "특이동향이 없다는 게 정부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코로나19 방역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특이동향이 없다'는 기존 입장 외에 다른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자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태양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변 이상설의 불씨를 당겼다.
김 장관은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태양절 참배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올해 김일성 생일과 관련한 경축연회, 중앙보고대회 등이 코로나 상황으로 취소됐다. 금수산기념궁전 참배계획 대상도 축소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후 17일간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산한 코로나19 잠복기(14일)를 감안하면 이미 통상 잠복기를 지난 상황이다.
다만 김 위원장 신변이 갖는 '무게감'을 생각하면 코로나19 관련 '특별 사례'까지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 세계 각국에선 △완치판정 후 재양성 사례 △3주가량의 잠복기 사례 등이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지난 26일 0시 기준, 완치판정 후 재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는 263명에 달한다.
중국에서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앞서 자신이 이끈 연구진 최신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잠복기가 최장 24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점도 치료 장기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통계(23일 기준) 기준 코로나19 관련 사망자의 98.7%는 기저질환자였다. 김 위원장은 비만·당뇨·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북한에서 자가격리 기간을 최대 30일로 산정해 운용중인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지난 9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대사관 직원 2명이 북한에서 30일 동안 자가격리 됐다가 풀려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김 위원장이 종적을 감췄다면, 여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최장 한 달여까지 치료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만약 해당 기간 이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코로나19 외 요인으로 신변 문제가 불거졌다는 추측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전날 외통위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못하는 것이라면 와병설 혹은 코로나19 자가격리 둘 중 하나"라며 "최고 존엄의 권력 공백 상태설이 퍼져나가면 북한 내부 동요 (가능성) 때문에 김 위원장이 열흘 안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안 나타나면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건강 관련 새로운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말할 수는 없다.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