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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유가 마이너스…정유업계 빨간불


입력 2020.04.22 12:34 수정 2020.04.22 12:36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코로나發 위기에 국제유가 사상 첫 마이너스

석유 수요 급감에 정유업계 저장고도 한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급감에 국제유가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뉴시스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동시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정유업계가 혼돈에 빠진 모습이다.


이는 세계 석유 시장의 공급 과잉, 수요 절벽 문제를 보여주는 현상으로, 마땅한 대응 전략을 내놓기도 힘든 상황이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5.9달러 하락한 마이너스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월에 받는 원유 거래분에 대해선 돈을 받고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 WTI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절벽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선물 투자자들은 5월물 원유를 인수하기보다는 6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rollover)'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마이너스 유가 현상이 빚어졌다.


이번 사태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실감케 하는 일이어서 정유업계는 당장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미 수입한 원유와 만들어놓은 석유제품을 저장하는 정유사의 저장탱크는 최근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약 75만 배럴의 원유 저장탱크를 비롯해 휘발유와 항공유 등을 저장하는 석유제품 저장고는 현재 넘쳐나는 재고로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정상적인 유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또한 5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4월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마이너스 0.1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유가 등 원자재 비용을 뺀 가격이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는 건 공장을 돌려도 이윤이 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과 원유 공급 과잉은 결국 석유 제품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현재보다 더 높은 가격에 원유를 들여와 제품 생산을 마친 정유사들로선 재고평가손실을 우려하고 있다”며 “수익성 지표가 이미 지하실까지 추락한 상황이라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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