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본급 동결 대신 노사 교섭 대표 퇴진 요구
코로나로 생산성 회복 시급…임단협 교섭 난항 예고
완성차업계 중 유일하게 2019년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매듭짓지 못한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극적 타결을 이뤄낼 수 있을 지 관심이다.
노조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직무수당 인상과 생산직군·영업직군 통합을 요구하는 최종안을 전달했다. 다만 노사 교섭대표 퇴진 마저 요구해 교섭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6일 회사측에 최종안을 제시했다. 기본급을 동결하되 라인수당(직무수당)을 인상하고 생산직과 영업직 직군을 통합할 것을 요구했다. 직무등급에 따라 수당으로 차등을 짓되 차별은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노조는 이번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집행부가 전원 사퇴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난해 9월 상견례 이후 잦은 파업과 갈등을 일으키며 조합원들의 피로도를 가중시킨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노조 집행부 뿐 아니라 사측 교섭 대표인 인사본부장 퇴진도 요구해 난항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24일 오후 18차 본교섭을 열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기본급 인상 기조를 굽히지 않았던 노조가 동결을 수용키로하면서 타결 분위기가 고조됐지만 대신 요구한 사항들을 사측이 거절해 결렬됐다.
이날 노조는 기본급 동결 대신 공헌수당 확대(60→120%), 고과제도 폐지, 일시금 추가 제시 등 3개안을 요구했다. 회사측은 고과제도는 회사 고유의 인사권이라며 거부했고 결국 합의는 무산됐다.
대신 사측은 기본급 동결 보상 격려금 200만원, XM3 성공 출시 격려금 200만원, 임금협상 타결 격려금 100만원, 이익배분제(PS) 중 250만원 선지급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최종안으로 기본급 동결을 유지하되 기존 요구안이었던 직무수당 인상, 직군 통합안을 제안했다. 다만 사측 대표 퇴진도 요구해 2019년 임단협은 난항을 빚을 전망이다. 향후 교섭 일정은 미정이다.
올해 르노삼성은 무엇보다 생산성 회복이 시급하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신차 XM3의 누적계약 대수는 1만6000대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노사 협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르노삼성은 올해 국내에서 XM3만 4만대를 판매하는 등 내수 목표치를 10만대로 책정했다.
이와 함께 올해 말 르노그룹 본사로부터 유럽 수출용 XM3 위탁생산 물량도 확정지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닛산 로그 종료 이후 노사 모두 XM3 성공과 유럽 수출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차량 한 대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노사의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