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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회복불능으로 내몰리는 항공사…입국금지 늘면서 항공수요 급감


입력 2020.03.03 15:22 수정 2020.03.03 17:1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스라엘서 시작된 입국절차 강화... 87개국으로 확대

추가 수요 감소에 운항편 감소로 수익↓ 비용↑ 우려

지난달 6일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뉴시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한국발 항공편 입국금지 등 입국절차 강화 조치로 인해 항공업계에 추가 타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항공수요가 줄어들 대로 줄어든 상황에서 더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항공편의 추가 감편으로 비용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한국발 항공기 탑승 방문객들의 입국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국가가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항공 수요마저 사라지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87곳이다. 이는 유엔 회원국(193개국) 기준으로 45%에 달하는 수치다.


입국 전 14일 내 한국 등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는 일본과 홍콩 등 총 36개국이다. 지역적으로 한국과 교류가 많은 아시아 국가들 외에도 이란·사우디아라비아, 마다가스카르·모리셔스, 터키·자메이카 등 중동·아프리카·유럽·북중미 등 지역도 다양하다.


입국 제한 국가도 이날 베네수엘라·루마니아·라이베리아·콩고민주공화국 등 4곳이 추가되면서 51곳으로 늘어났다. 중국·태국·타이완·멕시코·베네수엘라·모로코·튀니지·카타르·오만 등 다양한 지역 국가들이 분포돼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발 항공기 탑승 승객에 대한 입국절차가 강화되면서 추가적인 수요 감소에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다.


입국금지와 입국제한 조치로 탑승과 취소 사이에서 고민해 온 이들이 취소로 쏠리게 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항공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입국제한의 경우에도 발열검사 등 입국절차 강화 외에 14일 자가격리 등의 조치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알면서 강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장거리 노선으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유럽과 미주 노선의 경우, 수요 감소시 항공사들이 입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영국은 대구·청도를 방문한 외국인에 한정했던 자가격리 권고를 한국 전역으로 확대한 상태다.


유럽 국가들 중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빠른 이탈리아는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5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인천-로마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991년 6월 27일 첫 취항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대한항공의 인천-로마 노선은 한국과 이탈리아 간 첫 직항로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8일부터 28일까지 인천-로마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다. 이들 양대 항공사들은 이미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인 북부 도시들과 직항노선에 대해서는 운항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대한항공의 인천-밀라노 노선은 이달 6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베네치아 노선은 이달 1일부터 내달 15일까지 각각 운항을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미국은 현재 한국 내 모든 공항에서 미국행 직항편에 대해 모두 의료 검사를 진행한다. 탑승전 실시해 온 발열검사도 입국 전에 추가로 실시한다. 아직까지는 입국절차 강화 조치지만 향후 입국금지 조치가 단행될 경우, 대형항공사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인천공항 1터미널과 탑승동, 2터미널이 한눈에 보이는 전경.ⓒ인천공항공사

항공수요 감소로 인한 감편으로 항공편 운항이 줄어드는 것도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고민거리다. 항공기가 주기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기장료(정류료)가 늘어나면서 비용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경우 3시간, 나머지 공항의 경우 6시간 내로 주기할 경우 정류료를 면제해왔다. 항공사들은 그동안 항공기 회전율을 높여 이러한 비용부담을 낮춰왔는데 항공운항편 감소로 그렇게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원래부터 주기장 부족 현상이 빚어져 왔는데 이번 사태로 더욱 심화된 상황이다. 상당수 항공기가 하늘이 아닌 땅에 있게 되면서 공항 주기장은 빡빡하게 채워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한 번 강화된 해외 국가들의 입국절차가 다시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항공수요 감소에 비용부담 증가가 맞물리면서 회복 불능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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