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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해석 엇갈리면 의장 마음대로?…'공천거래설' 부담 커진 文의장


입력 2019.12.16 14:04 수정 2019.12.16 14:49        이슬기 기자

한국당의 묘수 '회기 필리버스터'에 국회 일정 안갯속

국회법 유권해석 불가능…'의장 결정에 맡길 수밖에'

文의장 권한 확대로 '아들 공천' 논란도 커질 듯

한국당의 묘수 '회기 필리버스터'에 국회 일정 안갯속
국회법 유권해석 불가능…'의장 결정에 맡길 수밖에'
文의장 권한 확대로 '아들 공천' 논란도 커질 듯


1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2020년도 예산안을 상정하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에 올라 항의하는 가운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에 올라 각각 문 의장, 심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예고한 16일 여야는 임시회 회기 결정을 둘러싼 갈등을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 국회 의사국도 명쾌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면서 결국 문 의장이 회기 결정에 대한 필리버스터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모양새가 됐다.

문 의장이 아들의 경기 의정부갑 지역구 출마와 관련해 '공천 거래', '세습 공천' 등의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의사 진행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3일 민주당이 본회의 개의를 강력 요구하자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예산안을 처리할 때처럼 범여권이 공조해 한국당을 일방적으로 따돌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본회의 개의 자체를 지연시키려는 전략이다.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시작할 경우, 임시회 회기 내내 무제한 토론을 한 뒤 임시국회 회기가 만료되면 또 다시 새로운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다시 필리버스터를 하는 식으로 국회 운영을 중단시킬 수 있다.

한국당은 "국회법 제106조는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은 무제한 토론이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회기 결정의 건은 표결이 필요한 본회의 부의 안건이므로 필리버스터 대상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채절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기어코 쪼개기 국회를 하고 의장이 앞잡이 노릇을 충실히 하면서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방해하면 우리는 국회법에 저촉되는 불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끝내 불법을 저지른다면 문 의장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로 형사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다만 민주당이 이번 임시회 회기 30일 일정에 동의한다면 회기 결정 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회기 결정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트는 "무제한 토론의 원래 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필리버스터의 대상이 된 안건은 다음 회기에서 표결하도록 되어있는데, 회기결정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인정된다면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본회의의 회기를 그 다음 회기에 정하게 된다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며 "한국당의 주장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첨예한 대립에 국회사무처 의사국 역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사국은 "국회법을 유권 해석할 수 있는 기관이 없으므로 국회의장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국회법이 여야 합의를 전제로 만들어지다 보니 법에 일부 공백이 생긴 셈인데, 이를 의장의 결정에 맡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현재로서는 문 의장이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불허하고 본회의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현실화할 경우 한국당은 문 의장 아들의 출마 및 공천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더욱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한국당이 '예산안 강행 처리는 내년 총선 아들 공천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과 나를 모독하는 말"이라며 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를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문 의장은 지난 1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실력도 없는 아들을 시키려고 이렇게 하겠냐"며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을 하는 등 커리어를 갖췄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 부위원장을 하는 등 정치 수업도 받았다"고 말했따. 이어 "JC중앙회장 지낸 사람은 전국에서 다 날리고 있다. 과거엔 청년대표로 당의 영입 케이스였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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